KBS1 '왕과 비', 연산군-인수대비 권력갈등 '피바람' 불어

  • 입력 2000년 2월 11일 19시 55분


연산군과 인수대비의 권력 갈등이 결국 피비린내 나는 사화(史禍)로 치닫는다.

KBS1 ‘왕과 비’에서는 이번 주말 조선시대 4대 사화 중 첫 번째인 무오(戊午)사화의 ‘피구름’이 몰려온다.

연산군 즉위 4년인 1498년에 일어난 무오사화는 성종 때부터 중앙정계에 진출한 신진 세력인 사림파(士林派)가 유자광을 중심으로 한 훈구파에게 화를 입은 사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임을 당한 단종을 기리고자 사림파의 태두 김종직이 쓴 조의제문(弔義帝文)이 성종실록의 사초(史草)에 올라오자 이를 문제삼은 유자광이 상소를 올린다.

인수대비는 이 문제를 조용히 처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연산군은 분란에 발을 깊이 담근 끝에 훈구파의 손을 들어주며 수많은 사림파 선비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연산군은 왜 그랬을까?

‘왕과 비’는 인수대비의 기를 꺾고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를 구축하려 한 연산군의 야심 때문이었다고 해석한다. 12, 13일 두 회는 그런 연산군과 인수대비의 평행선이 곳곳에 보인다.

연산군은 어머니 폐비 윤씨의 무덤을 옮기는 문제를 둘러싸고 인수대비에게 이기는 듯하지만, 인수대비는 정국 장악을 위해 사촌 오빠 한치형을 우의정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하는 등 만만치 않게 대응한다. 이런 배경 아래 불거져 나온 사초 문제는 연산군에게 왕권 강화의 기회였던 것. 연산군은 무오사화 6년 뒤 어머니의 복위 문제를 내세워 갑자(甲子)사화를 일으킨다.

한편 12일 방영되는 173회에는 연산군의 마음을 어지럽게 한 기생 출신의 장녹수(이혜련 분)와 연산군이 처음 만난다. 연산군은 제안대군의 소개로 장녹수를 보자마자 시선을 빼앗겨 두 사람의 파란만장한 앞날을 예고한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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