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처럼 BTS도 군대 빼주자” vs “보통청년만 군대 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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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6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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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사진=‘지미 팰런쇼’ 갈무리 © 뉴스1
방탄소년단/사진=‘지미 팰런쇼’ 갈무리 © 뉴스1
BTS(방탄소년단) 병역특례 주장이 정치권에서 공론화되면서 찬반이 엇갈린다. 경제 파급효과를 감안해 국위선양 목적 특례혜택 폭을 늘리자는 주장인데, 일반 남성들과 형평성을 내세운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대한민국 남성에게 지워진 병역 의무를 둘러싼 특혜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출산율 감소 속에 병역특례 대상을 늘리는 논의보다 현역병 처우개선 및 모병제 논의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BTS는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며 “활동이 중단되면 국위선양할 수 없다는 뜻이 되는 것이고, 군 복무를 하면서도 국위선양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가 병역특례제도”라고 말했다.

노 최고위원은 BTS의 경제효과가 60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대체복무’가 아닌, 활동에 제약이 없는 ‘병역특례’를 주장한다. 대체복무 역시 병역특례에 속하지만 복무기간 동안 병역법이 규정한 분야에서만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가령 의무경찰,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은 해당 자격을 갖춘 자가 병역법이 규정한 해당 분야에서 최장 36개월 근무하는 것이 대체복무에 속한다. 예술·체육요원 역시 대체복무에 속하지만, 4주 기초 군사훈련 수련 후 ‘본인생업종사’, 즉 실질적으로 ‘면제’에 해당하는 혜택을 받는다.

면제에 준하는 병역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 예술대회나 올림픽 3위 이상 입상 등 엄격한 조건이 수반된다. 손흥민 선수도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이 조건을 충족해 4주 군사훈련만으로 병역을 마쳤다. 노 최고위원은 문화·예술 분야 인재들이 이같은 혜택을 보다 폭넓게 누릴 수 있도록 완화하자는 취지다.

반면 일반 남성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터져나온다. BTS가 일정 부분 국위선양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제활동 중에 생긴 부수적인 효과일뿐, 병역의무를 대체할 수 있게 특혜까지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 후보는 전날(5일) “다른 청년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제기돼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며 “청년들의 군 복무 기간에 대한 진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금 병역자원이 많이 부족하다. 현재 병역자원이 부족해서 대체복무요원도 감축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에서 유명한 빌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현재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말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신 사무국장은 노 최고위원이 병역특례 대가로 BTS를 독도 홍보에 활용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군대 안 가니까 당신들은 이거 하세요’라는건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빌보드 1등 하면 면제, 이런 식으로 기준이 성립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국민적 공감대 등 좀 더 연구하고, 공청회나 이런걸 통해서 진행을 하면 될거 같은데, 병역 연기 수준이 아니라 대체복무나 면제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 부분들이 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47년 된 병역법이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는 병역특례 확대·유지를 주장하는 양 측 모두 이견이 없다. 인구감소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추세, 국민여론, 직업·사회상 변화 등을 반영한 병역법 전면 개정에 앞서 과도기적으로 양 측 주장을 절충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중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입대를 장기간 연기할 수 있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행법상 학업, 연수, 국가대표 등 제한적 연기사유에 대중문화·예술 우수자로 인정되는 사람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전 의원은 “방탄소년단이 독도에서 근무하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안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사실 무엇보다 당사자 의견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정 측면에서 봐도 이것을 당장 해주기는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병역 연기는 사실상 20대 남성들에게 국가가 해줄 수 있는 자그마한 배려와 권리일 정도 뿐”이라면서 “국위선양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세운 다음에 면제나 특혜의 논의는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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