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발사체 건너뛰고 재사용발사체…KAI “스페이스X 잡겠다”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22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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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이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의 주관기업 선정 입찰에 불참하고, 대신 재사용발사체 등 미래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향후 상업적 우주서비스를 위해 재사용발사체 기술이 필수적인 만큼, 차세대발사체를 건너뛰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판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전날 진행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총괄주관제작기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약 2조 원 규모의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은 대형위성 발사와 달·화성 등 우주탐사를 목표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진행된다.

체계종합기업이 항우연과 개념설계 및 시스템 설계부터 참여해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구성품 제작 참여기업을 총괄 관리한다. 체계종합기업은 연구개발 성과물을 일정 비율 소유할 수 있고, 관련 지식재산권도 우선 사용할 수 있어 기술력도 축적할 수 있다.

그럼에도 KAI는 불참을 결정했고, 그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사업자 선정이 유력해졌다. 다만 KAI는 차세대발사체 구성품 제작 등에는 참여할 계획이다.

KAI는 이번 결정에 대해 “글로벌 2050 비전을 기반으로 독자적 우주 모빌리티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글로벌 우주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2050년 매출 40조원, 세계 7위 항공우주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우주 모빌리티의 경우 상업성이 높은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재사용발사체는 우주여행, 화물운송 등 미래 우주 비즈니스를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막대한 발사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kg당 발사비용이 3만달러 수준이지만, 스페이스X의 재사용발사체 팰컨9의 발사비용은 kg당 2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비용 경쟁력이 압도적인 스페이스X의 우주 발사체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이다.

KAI는 스페이스X를 따라잡기 위해 재사용발사체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현대로템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외부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1998년 국내 최초의 액체로켓이었던 KSR-3의 발사설비 구축, 엔진 제작을 시작으로 추진기관에 대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KAI는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우주청(SSA)과 우주 분야 상호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우디는 석유에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AI와 SSA는 우주시장 개척을 위한 기술 개발과 운영, 공동 사업화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차세대발사체 사업 이후 시작하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발 앞서 투자하는 것이 미래기술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세계적으로 미국 기술을 따라가는 상황에서 지금부터 준비해도 빠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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