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연계망 구축… 목적지까지 ‘50분 메가시티’ 만들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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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
“메가시티, 도시 비효율 제거가 우선”… “최고 수준 서울 밀도 분산정책 필요”
“기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를 대통령실 산하로 격상, 조정권 줘야”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메가시티와 도시의 미래: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2023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에서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메가시티와 도시의 미래: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2023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에서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기존의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를 대통령실 산하 ‘대도시권 관리위원회’로 격상하고 조정 권한을 줘야 합니다. 그래야 행정구역에 얽매이지 않고 대도시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행정구역 통합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집에서 가까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역까지 승용차로 운전해 주차한 후 이동해 목적지까지 50분 안에 도착하는 ‘50분 메가시티’를 만들어야 합니다.”(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동아일보와 채널A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23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은 ‘메가시티와 도시의 미래: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메가시티와 관련한 다양한 쟁점과 광역교통망과 도시계획 등 메가시티 실현을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가 논의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부, 국회,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메가시티 논의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은 “메가시티 논의에는 광역교통망이나 구도심 재생 등 국토부와 관련 있는 과제가 많다”며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꼼꼼히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 님비·핌피 현상 결합해 도시 비효율 줄여야
김현수 교수는 ‘한국형 메가시티의 쟁점과 향후 과제’ 발표에서 “메가시티 논의는 도시관리의 비효율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를 논의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GTX 등 광역철도 연장, 35만 채 3기 신도시 공급 등으로 생활권과 행정구역 분리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광역적 행정 협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가화면적 기준 인구밀도는 서울이 1㎢당 2만6955명으로 일본 도쿄(1만6257명), 프랑스 파리(2만1744명)보다 높다. 김 교수는 “더 이상 50년 전의 그린벨트를 서울의 경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서울의 밀도를 적절히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수도권이 충남 천안·아산이나 충북 진천·음성, 강원 원주까지 확장되는 ‘신수도권’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다양한 도시 관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자리, 대학 등을 유치하려는 핌피(PIMFY) 현상과 쓰레기 소각장, 장례식장 등 기피 시설 유치를 꺼리는 님비(NIMBY) 현상을 적절히 조화한 패키지 사업을 제안했다.

● ‘50분 메가시티’가 조성 목표 돼야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유정훈 교수는 ‘메가시티를 위한 광역교통망 구축’ 발표에서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데, 수도권 도로망은 약 2만5441km 규모로 전국 도로망의 4분의 1 수준”이라며 “수도권의 교통 인프라가 인구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유 교수는 GTX와 연계한 이동수단을 확충해야 ‘50분 메가시티’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GTX 역 인근에 충분한 주차 공간을 만들어 주거 공간에서 GTX 역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 후 철도역 주변에 주차를 하고, 그 뒤에 철도를 이용해 근무지인 도심으로 향하는 ‘파크앤드라이드(park and ride)’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 “특정 신도시에 국한된 부분적 광역교통 연결 계획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의 광역교통 계획을 짜야 반쪽짜리 메가시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콤팩트시티와 도시계획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영범 건축공간연구원장은 “콤팩트 시티는 메가시티의 주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말하는 신도시 ‘네옴’도 결국은 여러 개의 콤팩트 시티를 선형으로 연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행 도시계획 체계에서는 주거, 상업, 공업 등 토지의 용도와 개발 밀도가 엄격하게 구분되다 보니 경제, 사회 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최근 도시혁신구역이나 복합용도구역 등 단일한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목적이 복합된 도시계획 개념이 새로 도입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서울 중랑구 신내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을 구체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이 원장은 “차량기지와 간선도로 등으로 단절된 주거 지역 위에 인공 대지를 조성해 역세권을 고밀화하는 사업인데, 앞으로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과 남양주 왕숙에서도 이런 역세권 콤팩트시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가시티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뉴시티프로젝트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석준 의원은 “공간은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기반으로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히면 하나의 제약이 돼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변화를 수용해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다방면의 논의를 이뤄가자”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충재 원장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부영그룹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동아 건설 리더스 써밋#메가시티#gtx#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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