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도 ‘불황형흑자’…한은 “9월 흑자 확대 예상”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1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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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상수지 48.1억달러…4개월 연속 흑자
상품수지 5개월 째 흑자…수입 하락폭 큰 '불황형'
국제유가 오름세 '변수'…상품수지에 부정적 전망

우리나라 8월 경상수지가 넉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가 골고루 개선된 결과다. 한국은행은 9월 흑자 규모 확대를 전망했다. 다만,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더 큰 불황형흑자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국제유가 변수가 더해지면서 경상수지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48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흑자로 이는 지난해 4~7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흑자 폭은 직전달(37억4000만 달러)보다 10억7000만 달러 늘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3월 3개월 만에 흑자(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4월 다시 적자(-7억9000만 달러)로 돌아섰다가 5월(19억3000만 달러)과 6월(58억7000만 달러), 7월(37억4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고 있다.

◆상품수지 5개월 연속 흑자…불황형 흑자서 못 벗어나

상품수지는 5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5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8월 기록한 44억4000만 달러에 비해 6억 달러 가량 확대됐다. 다만 수출 감소폭이 수입보다 적은 불확형 흑자 모습을 나타냈다.

수출은 518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3% 감소하며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승용차 수출이 50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28.1% 증가했지만, 석유제품과 반도체가 각각 25.1%, 21.2% 뒷걸음질쳤다.

수입은 510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8% 감소해 6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각각 27.6%, 16.2%, 19.0% 줄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7∼8월에 에너지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비축 물량을 확대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7∼8월 원유 수입 감소폭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16개월째 적자…본원소득수지 절반 ‘싹뚝’

8월 서비스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로 16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7월(25억30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가 1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건설수지(2억7000만 달러)는 흑자를 보였다.

올 들어 경상수지 흑자를 주도하던 본원소득수지는 주춤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4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며 4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지만, 전월(29억2000만 달러)에 비해 흑자폭은 절반에 불과했다.

이 부장은 “8월에는 전기전자업과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이 평상시보다 컸던 점이 본원소득수지에 영향을 미쳤고, 여행수지 적자폭이 줄어든 것은 출국자가 줄어든 반면 일본과 동남아 등 관광객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은 “수출, 4분기부터 플러스 가능성”

올해 1부터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109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목표치는 270억 달러로 9월부터 매달 4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한은은 목표 달성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장은 “수출은 8~9월 감소폭이 축소되며, 4분기부터 플러스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 주말 반도체 업체의 중국 공장에 미국 장비 공급 허용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은 경계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태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라면서도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봤다.

◆이·팔 분쟁에 국제유가는 ‘변수’


한은의 장담에도 전문가들은 경기 개선 불확실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상품수지가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수입하락폭이 수출보다 큰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새로운 골칫거리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가 수입을 자극해 상품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다, 더딘 중국의 경기 회복세도 수출을 제약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흑자라고 하더라도 수출보다 수입 하락폭이 더 컸던 결과”라면서 “국제유가 오름세가 수입물가를 계속 자극할 경우 경상수지 흑자 지속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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