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모인 전 세계 예술품 ‘프리즈 서울 2023’… “고서적·이색 부스도 눈길”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9월 7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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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첫날 VIP 데이 방문객 2배↑
“작년처럼 수백억 대 거래는 없어”
日 쿠사마 야요이 ‘호박’ 작품 77억에 판매
“거래보다 작품 즐기는 미술시장 대중화 분위기”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 2023’ 모습.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 2023’ 모습.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영국 프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행사를 열었다. 오는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3’이다.

패트릭 리 디렉터의 지휘 아래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30개국 120여 개 갤러리가 참석한다. 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 즈워너, 하우저앤워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갤러리도 부스를 마련해 명작을 전시한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모여 전시장 내부에는 여러 언어가 오갔다. 부스에는 관람객과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관계자들, 테이블에서 작품을 거래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해 VIP 오픈 당시 많은 인원이 몰려 혼란을 빚은 프리즈 서울은 올해 시간대별로 나눠 VIP들을 입장시켰다. 공식행사 전 전시장을 방문한 BTS의 RM부터 블랙핑크 로제 등 유명 인사의 발길도 이어졌다. 올해는 작년보다 2배가량 많은 2만여 명이 VIP 오픈에 몰렸다고 한다.

쿠사마 야요이 ‘붉은 신의 호박’.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쿠사마 야요이 ‘붉은 신의 호박’.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기 작품은 개막과 동시에 판매되거나 사전예약 방식으로 판매가 완료됐다. 미국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는 일본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의 회화 ‘붉은 신의 호박’을 약 77억 원에 판매했다고 한다. 한국인이 작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 페이스는 일본 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유화를 약 16억 원에 팔았고 알렉산더 칼더의 1965년 조각 등 출품작 대부분을 사전판매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칼더의 해당 조각 작품 거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가가 약 26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즈 서울 2023 ‘다니엘 크라우치 레어북스’ 부스 모습.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프리즈 서울 2023 ‘다니엘 크라우치 레어북스’ 부스 모습.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전반적으로 첫날 미술품 거래 실적은 무난했다는 평가다. 다만 작년처럼 수백억 원대 작품 거래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술품시장이 다소 위축된 영향이 있고 해외 송금 등이 불편해 갤러리들이 초고가 대작을 출품하지 않은 이유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고가 미술품 구입보다 작품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미술시장이 작년보다 한층 대중화된 분위기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프리즈 서울은 세 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전세계 갤러리들이 작품을 전시하는 ‘메인섹션’ ▲아시아의 젊은 유망 작가들을 조명한 ‘포커스 아시아’ ▲고대 유물과 희귀 서적, 20세기 걸작을 총망라한 ‘프리즈 마스터스’다.

‘피터 해링턴 레어북스’ 부스에 전시된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 초판본.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피터 해링턴 레어북스’ 부스에 전시된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 초판본.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고지도, 희귀 서적 등을 볼 수 있는 프리즈 마스터스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운영하는 ‘다니엘 크라우치 레어 북스’는 독도가 표기된 1836년 조선 행정지도 필사본을 비롯해 푸른색으로 목판인쇄된 청나라의 지도, 중세 기도서 필사본 등을 전시했다. 영국 런던의 ‘피터 해링턴 레어 북스’는 생텍쥐페리의 사인이 있는 ‘어린 왕자’ 초판본,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초판본 그리고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본과 이언 플레밍의 ‘카지노 로얄’ 초판본 등을 선보였다.

프리즈 서울 2023 W컨셉 부스 내부.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프리즈 서울 2023 W컨셉 부스 내부.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색다른 방식으로 부스를 꾸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기업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패션 플랫폼 중 유일하게 참여해 부스를 운영한 W컨셉은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옷을 고르는 것도 예술이다’는 취지 아래 조슈아 비데스, 임지빈, 성지연 작가와 옷장 테마의 공간을 꾸몄다.

고흐 테마로 ‘카페에 앉아있는 남자’ 키워드를 입력해 출력한 AI 아트워크.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고흐 테마로 ‘카페에 앉아있는 남자’ 키워드를 입력해 출력한 AI 아트워크.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부스 입구에는 베어브릭을 모티브로 제작된 ‘베어벌룬’을 설치해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아트워크 메이킹 체험도 선보였다. ▲팝아트 스타일 ▲고흐 스타일 ▲알폰스 무하 스타일 ▲초현실주의 스타일 등 4가지 테마 중 하나를 선택해 키워드를 입력하면 자동 생성된 이미지가 출력되는 방식이다. 고흐 스타일을 선택하고 ‘카페에 앉아있는 남자’를 키워드로 입력하니 ‘밤의 카페 테라스’의 영향을 받은 듯한 생성 이미지 4점이 제시됐다.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원하는 문구를 삽입해 출력할 수 있다.

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LG OLED TV로 선보인 ‘붉은 점화(14-III-72 #223)’.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LG OLED TV로 선보인 ‘붉은 점화(14-III-72 #223)’.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한 LG전자는 OLED TV로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선보였다. 박제성 서울대 교수와 안마노 작가, 김대환 작가, 미디어아트 그룹 버스데이 등이 참여해 김 화백의 작품을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5점을 전시했다.

부스 중앙에 설치된 ‘붉은 점화(14-III-72 #223)’는 원작의 강렬한 붉은색의 색감을 그대로 살려 미디어아트로 재현했다. 세로 형태의 작품을 가로 형태인 LG전자의 97형 무선 OLED TV로 선보였으며 4점은 세로 형태 그대로 재현했다. 작업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LG OLED TV의 기술력으로 원작에 가까운 색감을 재현할 수 있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LG전자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 2023’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했다.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LG전자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 2023’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했다. 사진=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미디어아트 외에도 김 화백이 뉴욕에 머물며 고향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점을 찍어 완성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고국에서 전해진 어머니의 부고를 듣고 슬픔을 그대로 담아낸 유화 ‘성심’ 등 원화 12점도 함께 전시됐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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