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ℓ당 최대 104원 인상?…농식품부 “유가공제품 영향 제한적”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5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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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원유가격 10차례 협상에도 이견 못 좁혀
"차등가격제로 인상폭 낮춰…밀크플레이션 초래 과장"

마시는 우유와 유가공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原乳) 가격이 리터(ℓ)당 최대 100원 넘게 오를 수 있어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원유 대부분이 음용유로 사용되는 만큼 원윳값이 오르더라도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가공업체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다음 달부터 적용할 원윳값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해 생산자와 수요자 등이 참여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4일까지 10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생산자와 수요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국내 원유 생산 감소와 유가공제품 소비유형 등 낙농산업 변화에 맞춰 원유가격 결정 방식으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작년까지는 소비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낙농가 생산비 변동분의 90~110%를 반영해 원유 가격을 결정했다. 낙농가 생산비는 2022년 기준 ℓ당 958.71원으로 전년 대비 13.7%(115.76원) 상승했다.

기존 생산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원유가격은 ℓ당 104원에서 최대 127원까지 인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생산비 상승분의 60~90%를 적용한다. 따라서 ℓ당 69원부터 최대 104원 내에서 원유가격 인상폭이 결정된다.

새로운 가격 결정 체계 도입으로 인상 부담을 낮춘 셈이다. 향후 우유 소비시장이 급격히 나빠지면 생산비가 상승하더라도 원유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

다만 우리나라 우유 생산비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생산비는 사료비와 수도광열비, 자가노동비, 가축상각비 등 다양한 비목으로 구성하는데 이 중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9.5%로 가장 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사료생산 여건이 열악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며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 기상이변으로 사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환율마저 크게 올라 생산비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생산비가 1년 늦게 원유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로,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원유 가격이 각각 55%, 37% 상승한 바 있다. 정부는 작년에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원유가격에 반영하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원유 가격이 오르면 치즈, 버터는 물론 아이스크림, 빵, 커피, 과자류 등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유가공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따라서 농식품부는 원유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흰우유 가격이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도록 유업체 등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식품류 중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원유나, 흰우유 또는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빵이나 과자류 역시 유제품 원료 사용 비중이 전체 원료의 5%를 넘지 않는다.

멸균유 수입 단가 상승 추세에도 수입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카페나 베이커리 등 상당수 외식업체도 이미 수입 멸균유를 대체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유가격 인상으로 밀크플레이션이 초래된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낙농산업 및 유가공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산 원유의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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