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자국 시장 독식하나…한·일·미 ‘악전고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0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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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업체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자국 시장에서 몰아내고 있다. 전기자동차 세계 1위인 테슬라는 물론 도요타·현대자동차까지 최근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중 대립과 갈등이 고조되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의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27만3000대, 기아는 13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합산 판매량은 40만대를 넘겼으나 시장점유율은 1.68%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309만대였다.

현대차는 2016년 단일 브랜드로 114만대 이상 판매하며 중국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현지 브랜드가 정부 지원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덩치를 키우면서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17년 785만대를 기록한 뒤 2018년 790만대, 2019년 650만대로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20년에는 440만대로 급감하더니 2021년에는 352만대로 주저 앉았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현지 업체에 밀리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앞세워 미국·유럽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와의 경쟁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기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16년 65만대였던 기아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17년 35만9500대로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하더니 지난해에는 12만9907대로 떨어졌다. 기아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KCN)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넘어서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한국보다 중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일본 완성차 업체 역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인 도요타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0.2% 감소한 194만대를 판매했다. 오키나와현·센카쿠제도를 둘러싼 중일 관계 악화로 판매가 급감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혼다는 12% 감소한 137만대, 닛산은 22% 하락한 104만대를 판매하며 각각 2년 연속, 4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자 다른 나라보다 먼저 중국에서 가격을 내리는 고육지책으로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5만5796대로 전달 대비 44% 급락,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1% 감소했다. 애초 목표인 연간 기준 50%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할인 정책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으로 중국 시장 내 실적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체들의 고민도 길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아픈 손가락’인 중국 시장 공략 고삐를 늦추지 않기 위해 지난해 말 현지에 배치된 상무급 임원진을 대거 교체했다. 현대차는 임원 교체로 현지 시장에 선보일 전기차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일 열린 신년회에서 “어려웠던 중국사업과 상용사업 등은 반드시 정상화해야하는 중요한 한 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를 올해 중국 시장에 현지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기아는 EV6 등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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