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폰 쓰나미?…알뜰폰 업계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 결사 반대”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1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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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브엠(리브모바일)에 이어 토스 등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업계가 또 한번 거센 반발에 나섰다. 알뜰폰 사업을 금융기관 부수업무로 지정한 규제 특례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금융위원회의 금산분리 제도개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알뜰폰을 금융기관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결사 반대한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협회는 금융기관들이 거대 자본력을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해 기존 업체의 가입자를 빼가는 불공정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12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KB국민은행이 처음으로 금융권의 알뜰폰 서비스 KB리브엠을 출범한 이후 올해에는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모바일’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금융권의 알뜰폰 자회사는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이통사별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KB리브엠은 통신 3사와 기존 알뜰폰 사업자를 모두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을 두고 협회는 현재의 알뜰폰 관련 제도에는 거대 금융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도한 경품과 사은품을 지급하면서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입자를 유인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지난 13년간 힘겹게 알뜰폰 시장을 일궈온 기존 사업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뿐 대항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금융위가 알뜰폰 사업을 금융의 부수업무로 지정하게 되면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은행들이 알뜰폰 시장에 대거 진출해 도매대가 이하의 출혈 요금제와 사은품 등 불공정 마케팅 경쟁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알뜰폰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 만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대다수 중소 사업자들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인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협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의 개정 및 알뜰폰 사업자의 장기적인 투자와 알뜰폰 시장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하는 도매제공의무 일몰 규정 폐지와 함께 금융기관들이 자본력을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해 가입자를 빼가는 불공정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금융산업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은행들이 알뜰폰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규제를 완화하려는 금융위에 금융기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조직인지, 금융을 통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현 상태에서 금융기관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불허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국내 알뜰폰업계와 통신업계는 금융권의 통신시장 진출에 대해 꾸준히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지난달에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공식 성명을 내고 알뜰폰 사업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반대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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