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못 피한다”…파운드리도 ‘매출 혹한기’ 불가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1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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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성장세를 이어가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의 매출이 크게 감소해 세계 1위인 대만 TSMC도 올 1분기(1~3월) 매출이 1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들린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에서 당분간 침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파운드리 업계 3위인 UMC는 지난해 12월 매출이 209억대만달러(8500억원)로 전월 225억대만달러 7.1% 감소했다고 밝혔다.

UMC의 월 매출은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전년 12월(203억대만달러)와 비교하면 3.3% 늘어난 수준이지만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30.8%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주요 고객사들이 제품 수요 둔화와 재고 급증으로 주문을 줄이며 매출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파운드리 업계도 ‘매출 혹한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도 불황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5%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이어 올 2분기에도 10% 매출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들린다.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전자도 고객 수요 둔화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조짐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 주요 납품처인 스마트폰 사업부의 판매 부진 여파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경기 침체 우려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긴 쉽지 않고, 고객 주문 취소로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올해에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 산업도 여러 난관이 많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 확보로 위기 돌파에 주력할 방침이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투자자 행사를 통해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워낙 심각해서 많은 고객사는 대안(second source)을 갖길 원한다”며 최근 공급망 위기가 삼성전자의 고객 확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파운드리 설계업체 AMD는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사로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MD는 그동안 TSMC, 글로벌파운드리즈 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해왔는데 공급망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6개월 앞서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기술을 앞세워 퀄컴 등 대형 고객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를 보낼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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