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1328원 또 연고점 경신…13년 4개월 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9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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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장중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19일 오후 1시 반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6원 오른 1327.3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5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26.7원)을 한 달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 때 1328원 넘게 치솟기도 했다.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건 연준의 통화긴축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9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물가 정점론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경계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미중 갈등 재점화, 유럽의 원자재 공급 부족 등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몇몇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다만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연준 긴축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상반기(1~6월)에 비해서는 현저히 덜 불확실해졌기 때문에 2분기(4~6월)처럼 가파른 달러화 강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외건전성 지표가 최근 악화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1.9%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미 기준금리가 이미 역전된 상황에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향후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자본유출이 심화하고 원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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