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내달부터 ㎾h당 5원 인상…현대제철, 원가 부담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9일 1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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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내달부터 전기 요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던 현대제철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매년 6000억원 가량의 전기료를 납부하는 현대제철은 이번 요금 인상으로 수백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전은 오는 3분기(7~9월)부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0원에서 ㎾h당 5원으로 인상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구입에 쓴 비용에 맞춰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요금 항목이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소비자 보호 장치에 따라 분기당 최대 3원까지만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한전의 적자가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전의 연료비조정단가의 분기 조정폭을 연간 조정폭(±5원/㎾h) 범위내에서 조정 가능하도록 약관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7월분부터 9월분 전기요금에는 ㎾h당 5원의 연료비 조정단가를 적용한다.

전기 요금 인상이 확정되면서 전기로를 운영하는 철강사들은 원가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인 현대제철은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수백억원의 요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될 상황에 처했다.

현대제철은 인천, 당진 등 국내 공장에서 총 10기의 전기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100만톤(t) 가량의 쇳물을 생산한다. 전기로 가동에 따른 현대제철 연간 전기 요금은 6000억원에 달한다.

전기 요금은 지난 4월 ㎾h당 6.9원 오른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오르고, 10월에도 4.9원이 추가로 인상될 전망이다. 인상분이 다 적용되면 올해에만 최소 15%가 오른다. 이 경우 현대제철의 전기 요금 추가 납부분은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기로를 통해 생산된 쇳물은 철근, 형강 등 봉형강 제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통상적으로 철강사들은 원가 상승분이 발생하면 제품 가격에 전가한다. 하지만 올 하반기 건설경기가 예년만 못해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제철로서는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경기 회복으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8499억원, 2조4475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였다. 하지만 올해는 전기료 인상과 함께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시황에 따라 실적이 다소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요금이 지속 인상되면서 전기로 제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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