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물가 고공행진 시기일수록 인프라에 투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계3대 인프라 운용사 IFM 닐 CEO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시대일수록 인프라 투자가 빛을 발합니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효과가 있는 데다 세계 각국 정부가 향후 경기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패키지를 내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3대 인프라 자산운용사인 IFM인베스터스의 데이비드 닐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인프라 섹터가 최적의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물자산을 기초로 하는 인프라 투자는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이용료를 정할 수 있어 물가 상승 시기에 유용한 투자 전략으로 꼽힌다. 닐 CEO는 “앞으로 ‘탈탄소화’라는 에너지 전환에 주목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인프라 투자에만 수조 달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IFM은 서울을 포함해 세계 8개국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운용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1300억 달러(약 165조 원)에 이른다.

IFM은 특히 호주의 22개 퇴직연금기금이 100% 공동 소유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호주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들이 수탁자이면서 대주주인 셈이다. 닐 CEO는 “이 같은 지배구조 덕분에 장기 인프라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FM은 공항, 고속도로, 항만, 발전소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호주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 퇴직연금의 비영리 수탁법인인 ‘산업형 연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연평균 13.6%다.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연 2.0%)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최근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도 9.40%에 이른다.

IFM은 지난달 호주 최대 퇴직연금펀드인 ‘호주 슈퍼’ 등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시드니공항을 320억 호주달러(약 29조 원)에 인수했다. 닐 CEO는 “세계 경제가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구는 증가하고 여행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시드니공항 같은 인프라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라고 했다. 또 “지속 가능한 연료 개발을 통해 전기, 수소 비행 같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며 “공항, 항공 등의 인프라 투자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연기금도 IFM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해 해외 인프라에 간접 투자하고 있다. IFM이 운용하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와 호주 인프라 펀드 등에 돈을 맡긴 국내 기관은 16곳, 위탁 규모는 19억 달러 수준이다. 닐 CEO는 “IFM은 한국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보고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인프라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ifm인베스터스#데이비드 닐#인프라에 투자하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