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까? 살까?”…尹 정부 출범 앞두고 서울 ‘눈치보기’ 장세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6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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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은 집을 팔아야 할지, 매수 대기자는 사야 할지 망설이고 있어요.”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집주인들은 새 정부의 규제 완화로 집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매수 대기자들은 집값이 내려가길 희망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호재와 악재가 함께 있다 보니 눈치만 보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울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굳어지고 있다. 집주인이나 매수 대기자 모두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갈수록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눈치보기 장세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세금 부담 경감 등 호재와 추가 금리 인상 등 악재가 혼재하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거래절벽 속 강남권 주요 아파트는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고, 비강남권에서는 급매물 위주로 드물게 거래가 성사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확정될 때까지 현재와 같은 눈치보기 장세와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서울 집값 하락 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체 주택 가격은 0.01% 하락하며 전월(-0.04%) 대비 하락 폭이 축소됐다. 하락 폭이 줄어든 것은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고가주택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남권의 경우 한강변 고가 단지 위주로 서초구(0.11%)와 압구정동 재건축 등이 진행 중인 강남구(0.02%), 급매물이 소진된 송파구(0.06%)가 상승 전환했다. 강북의 경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앞둔 용산구(0.06%)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0.00%로 보합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0.00%)·강동구(0.00%)는 보합세를 보였고, 강남구(0.03%)는 개포동 위주로, 서초구(0.03%)는 반포·서초동 대형 위주로 신고가 거래되며 강남4구 전체 상승 폭이 0.01%에서 0.02%로 소폭 확대됐다.

또 양천구(0.02%)는 목동신시가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강서(-0.01%)·구로(-0.01%)·관악구(-0.01%) 등 중저가 지역은 대체로 호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용산구(0.03%)는 재건축 위주로 신고가 갱신하며 상승했으나, 중랑(-0.01%)·강북구(-0.01%) 등은 중저가 중심으로 하락하며 강북 14개구 전체 보합세를 나타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고가지역의 중대형이나 재건축은 상승했으나, 중저가 지역은 대체로 매수 우위 시장 지속되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나, 금리 인상 기조와 정책 불확실성 등 다양한 악재가 공존하면서 당분간 거래절벽과 양극화 현상으로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종합적인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고,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기 전까지 서울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면서 서울 집값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새 정부의 뚜렷한 부동산 정책 기조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와 거래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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