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치킨 3만원’ 시대…식탁물가 얼마나 더 오를까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2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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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2만원 시대가 굳어지고 있다. 단순히 2만원을 찍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제 엄연한 2만원대로 3만원을 향해 가는 모습이다.

교촌치킨이 지난해 11월 가격을 인상한 이후 bhc가 같은해 12월에 가격을 올렸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연말 가격 동결을 선언했던 BBQ도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서기로 했다.

치킨업계는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번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치킨업체들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에게 최근 비용 상승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려는 행보라고 지적한다.

◆BBQ, 다음달 2일부터 전메뉴 2000원 인상


BBQ는 다음달 2일부터 전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인상한다. 황금올리브 치킨은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황금올리브 닭다리는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BBQ는 제품가격 인상과 함께 가맹점에 일부 원부재료 공급가격도 다음달 2일 제품가격 인상율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BBQ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치킨업계 빅 3 모두 가격을 올렸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7년 만에 품목별 가격을 500~2000원 올렸다. 교촌오리지날과 레드오리지날, 허니오리지날 등 한마리 메뉴 및 순살메뉴의 경우 1000원을 인상했고, 부분육 메뉴는 2000원씩 올렸다. 인상률은 평균 8.1%다.

bhc도 같은 해 12월 소비자 가격을 1000~2000원 올렸다. 대표 메뉴인 ‘해바라기 후라이드’의 가격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기 메뉴인 ‘뿌링클 콤보’와 ‘레드킹 윙’ 등은 1만8000원에서 2만원이 됐다.

◆식용유 가격 등 원부자재 인상 등 반영한 행보


치킨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식용유 가격이 치솟는 것과 연관이 있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79.54센트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고가로 지난해 3월 파운드 당 24센트에 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3배 이상 치솟았다.

대두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900㎖), 오뚜기 콩기름 100%(900㎖), 백설 식용유(1.5ℓ) 등 주요 식용유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일반음식점 등 업소에서 사용하는 18ℓ 식용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롯데푸드 콩식용유(18ℓ)와 CJ제일제당 백설 카놀라유(18ℓ)는 지난해 최저가가 3만원 선이었지만 현재 5만원 이하로는 구할 수 없다.

◆“호실적 기록하고도 가격을 올려?” 여론은 싸늘

하지만 치킨업계의 잇단 가격 인상에 대해 여론은 싸늘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을 찾은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포장·배달이 많은 치킨 업종의 실적 개선이 더욱 뚜렷했기 때문에 이번 가격 인상 여론은 더 좋지 않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매출액 4934억원, 영업이익 27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매출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bhc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9.15% 증가한 477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8.33% 증가한 153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BBQ는 지난해 36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6% 늘었고,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8%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킨 업체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맹점 핑계를 대며 가격 인상에 나섰다”고 밝혔다.

◆칼국수 8000원·냉면 1만원 등 외식물가 가파른 상승세

치킨만 오른 것이 아니다. 외식 물가가 대부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며 칼국수와 자장면 등도 가격이 계속 뛰는 모습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판매되는 칼국수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8115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8.7% 오른 것으로 칼국수 참가격이 8000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밀가루를 사용하는 자장면도 5846원으로 전년 대비 9.4%, 냉면은 9962원으로 전년 대비 9.7% 올랐다.

국제 밀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의견도 들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국제 곡물 시장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곡물 가격이 최근 2~3년간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치킨 가격 상승으로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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