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대형주…개미들은 “공매도 탓”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4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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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소액투자자가 많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와 함께 공매도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현행 공매도 제도의 담보비율과 상환기간을 개선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4882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의 4.38% 비중이다. 공매도 잔고는 11조2151억원에 이른다. 코스닥의 3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1382억원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잔고는 3조5436억원 규모다.

전일 기준 투자주체별 공매도 비중을 보면 코스피는 외국인이 73.9%를 차지했다. 기관은 23.77% 뒤를 이었다. 개인은 2.33% 수준에 그쳤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69.04%를 점유했다. 기관은 27.07%로 뒤를 이었고, 개인은 3.88%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 거래액이 191억9200만원으로 전체 거래의 11.81%에 달했다. 삼성전자 128억7100만원, SK하이닉스는 117억3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6억6000만원으로 전체 거래의 32.76%를 차지했다.

공매도 잔고금액 상위종목을 보면 8일 기준 ▲셀트리온 6341억6100만원 ▲HMM 6154억5000만원 ▲LG에너지솔루션 4447억2700만원 ▲두산중공업 4447억2700만원 ▲삼성전자 3994억3700만원 등 규모에 이른다.

이처럼 외국인의 공매도가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506만6351명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39억2291만1893주로 전체 발행 물량(59억6978만2550주)의 65.71% 지분을 들고 있다.

한때 9만원을 넘어서며 10만원대를 바라봤던 삼성전자는 현재 6만원대로 떨어져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장중 9만6800원을 찍었지만 지금은 6만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원인 중 하나로 외국인의 대규모 공매도를 지목한다. 외국인·기관 담보비율(105%)을 개인(140%)과 통일하고, 최장 90일의 공매도 상환 제한도 같이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도한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시가총액의 3~5% 범위 내에서 ‘공매도 총량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인과 외인·기관의 상환 능력과 신용도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똑같이 맞추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은 공매도 제도 개선 공약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 담보비율과 상환기간을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기관에 동일하게 적용해달라는 의견을 인수위 측에 전달했다”며 “그동안 공매도로 외국인이 얼마나 많은 규모의 이익을 냈는지, 공매도 금지기간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도 확인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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