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질전환 플랫폼 기술로 항체신약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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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변신 ‘국동’ 오창규 대표

바이오연구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국동의 오창규 대표. 진테제를 기반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 등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동 제공
바이오연구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국동의 오창규 대표. 진테제를 기반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 등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동 제공
“삼성이 제일모직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듯 국동은 섬유 산업의 토대 위에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산업을 장착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고 합니다.”

1967년 설립돼 55년간 의류와 섬유를 주력 사업으로 성장해 온 ㈜국동이 바이오 기업으로의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 있다. 2020년 3월 취임해 바이오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오창규 대표를 만나 신사업 구상을 들었다.
○ 마우스 플랫폼 ‘진테제’로 신약 독자개발 가능

분자유전학자로 개발자와 최고경영자(CEO)를 거친 오 대표의 이력을 보면 국동의 바이오 신사업 도전이 이해가 간다. 독일 괴팅겐대에서 발생유전학으로 학위를 마친 뒤 마크로젠에서 연구위원, 녹십자에서 사업개발 임원, 툴젠에서 공동 대표로 일했다. 국동의 관계사인 휴맵과 쎌트로이를 설립했다. 이런 이력이 연구 인프라를 가진 휴맵, 쎌트로이와 자금력이 있는 국동의 삼각 시너지 구도를 그리게 됐다. 한가운데는 휴맵이 개발 중인 ‘진테제’가 자리한다. 현재 바이오 의약품은 항체에 기반한 의약품이 대세다. 문제는 쥐에게 항원을 투입해 항체를 얻게 되면 처음에는 상당히 효과가 좋지만 점차 약효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쥐에서 만든 항체를 인체에서는 외부 물질로 인지해 버리는 것이다.

오 대표는 “휴맵에서는 최적화된 인간 항체를 손쉽게 만들기 위해 ‘형질전환 마우스플랫폼’ 진테제를 만들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항체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염색체 수준에서 대단위로 손쉽게 교체하는 독자적인 기술(AiCE)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쥐의 유전체를 교체해 쥐에서 인간 항체가 성숙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어떤 항원을 주사하든 거기에 맞는 인간 항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어 독자적으로 약을 개발할 수도 있고,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도 가능하죠.”

실제로 앞서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리제네론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휴맵도 연말이면 배아줄기세포 수준의 완제품을 완성하고, 내년에는 완성 쥐인 진테제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동-휴맵-쎌트로이의 3각 시너지 기대
제약회사에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임상시험에서의 실패가 큰 리스크다. 많게는 개발비용의 90% 이상이 임상에서 소요된다. 바이오 제약사로 변신을 추구하는 국동은 휴맵과 쎌트로이의 기술과 협업을 통해 이런 리스크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휴맵의 진테제로는 최적화된 인간 항체를 생산하고 쎌트로이의 ‘조직 특이적 세포투과성 펩타이드(CPP)’ 기술로는 개량 신약 또는 바이오베터(개량 바이오 의약품) 개발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이렇게 휴맵과 쎌트로이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국동은 개발비용은 낮추고 임상 성공 가능성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섬유 사업에서의 혁신도 강조했다. 그는 “사양 기업은 있을지라도 사양 산업은 없다”며 “의식주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돼 있어 섬유 산업은 계속될 것이며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기술기반 혁신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국동#오창규#형질전환 플랫폼#항체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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