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는 장단기 금리차…경기 침체 신호탄?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19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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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단기 채권의 금리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경기가 침체에 들어서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장단기 금리차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여건상 미국 경기 침체는 국내 성장률 둔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가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가능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지난해 3월 31일 1.58%포인트 까지 확대된 이후 축소 전환되면서 17일(현지시간) 장 마감 기준으로 0.25%포인트로 2020년 3월 10일(0.25%포인트)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 갔다.

아직까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금리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경기가 침체기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채권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난 후 1~2년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1980년, 1982년, 1991년, 2001년, 2009년, 2020년 등 6차례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은 후 1~2년 이내에 경기 침체가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2~3분기 안에 역전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7회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단기물 금리의 상승은 불가피한 반면 성장 둔화 우려로 장기물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과 같이 움직인다. 반면 장기물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추세적으로 상승하지 않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중장기 물가 전망이나 성장전망이 반영되기 때문에 단기물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성장 약화 우려에 따른 장기물 금리 하락으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물 금리에 5월 미 연준이 0.5%포인트 빅스텝을 할 것이란 경계감과 점도표에서 제시한 내년 기준금리 3%까지 인상 가능성이 반영된다면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2~3분기 금리 역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국채는 미 국채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국내 국고채 10년물과 국고채 3년물의 금리차는 0.51%포인트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올 들어 국내 장단기 금리차는 0.4~0.5%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전인 지난해 5월 1%포인트 넘게 격차가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좁혀졌다. 지난 2월 15일에는 대선을 앞두고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에 국채 3년물이 2.3%대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장단기 금리차가 0.365%포인트까지 좁혀진 바 있다.

문제는 장단기 금리 축소나 역전 자체보다는 이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금리인상 사이클 후반에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경기침체 전조로 해석하기는 무리이고, 장단기 금리차 자체보다는 이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금리차 축소는 경기 우려에 따른 장기물 금리 하락의 결과라기 보다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의 전환이 빠르게 단기물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며 “특히 미 연준으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단기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시장변동성이 점차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장단기 금리 자체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인플레이션 영향 장기화 등을 위험요인으로 봐야 한다며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예상보다 심화되고 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는 경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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