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공시?…소상공인들 실효성 없다 ‘한숨’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19일 0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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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모습(뉴스1DB)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모습(뉴스1DB)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데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해 배달비를 확인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정부가 내놓은 배달료 공시제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배달료 인하가 핵심인데 한 달에 한번 각 배달 플랫폼과 배달대행업체별 배달료를 게시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19일 소상공인 관련 기관 관계자는 배달료 공시제를 놓고 “배달료 정보를 비교한다는 것 정도에 의미가 있지만 이마저도 한달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실시간으로 변하는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반응도 다르지 않다. 한 피자가게 영업주는 “가격비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배보다 커져버린 배꼽 즉 배달료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배달료 공시는 자영업자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나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배달료가 치솟은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수요는 늘어난데 반해 라이더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배달 산업이 성장 중이고 자연스럽게 라이더가 늘어나면 배달료가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우선 라이더 업무는 초기 투자비용 대비 리스크가 높다. 차량이나 이륜차를 마련해야 하고 사고발생이 많다보니 보험료가 비싸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가게가 배달원을 직접 고용해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배달 플랫폼과 배달대행 업체가 생겼고 단순했던 배달과정이 복잡해졌다.

배달업 종사자 역시 과거 영업점에 고용됐던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기업이나 영업점도 사고위험을 짊어지고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는 것을 꺼린다.

이 때문에 나온 게 배달대행업체다. 배달대행업체들이 라이더를 고용해 관리하는데 보험 가입 등에서 한계를 보인다. 일부 라이더는 보험가입이나 세금신고 등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를 강요하다가는 경쟁 배달대행업체에 인력을 뺏길 수 있다 보니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맞물려 리스크 비용이 증가했고 결국 배달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플랫폼간 과열 경쟁도 배달료 인상을 부추겼다. 플랫폼들은 더 신속한 배송을 무기로 경쟁업체 점유율을 뺏는 전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더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니 배달료가 올랐다.

한번에 여러 물품을 배달하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라이더 입장에서도 단건 배달료가 올랐다고 큰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배달료가 급격하게 올랐는데도 관련 종사자들이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다.

소상공인시장 진흥공단 관계자는 “배달 유통고리 마다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이를 명확히 파악해 정책을 입안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공시제는 배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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