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 3.1%… 25개월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한달 새 0.12%P 오르며 3%대 진입
기준금리 인상-우대금리 축소 영향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모두 올라
정기예금 금리도 15개월만에 1%대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한 달 새 0.12%포인트 오르며 1년 10개월 만에 연 3%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이어진 데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우대금리 축소 등에 나섰기 때문이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8월 은행권의 전체 가계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연 3.10%로 전달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7월(3.12%)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9년 10월(3.01%)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모두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오르며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를 이끌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월보다 0.07%포인트 오른 2.88%로 2019년 5월(2.93%)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97%로 한 달 동안 0.11%포인트 올랐다. 2019년 6월(4.23%) 이후 최고치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8월 1.02%로 1년 3개월 만에 1%대로 진입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시장금리가 올랐고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8월 말에 기준금리 인상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그 영향은 앞으로 9, 10월을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약 12조5000억 원(6월 말 가계대출 잔액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가구주가 40, 50대인 가구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각각 4조200억 원, 3조96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한은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 증가로 신용위험이 상승하고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8월 기준금리를 연 0.75%로 올린 한은은 연내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한편 시장금리 오름세는 예금 금리도 함께 끌어올렸다. 8월 은행권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연 1.00%로 전달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1년 3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선 것으로, 지난해 5월(1.07%) 이후 최고치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은 1.84%포인트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커졌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은행권 대출금리#최고 금리#가계대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