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명의 빌려 ‘갭투자’…미성년 서울주택 매수자 99% “임대목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30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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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단지. 2021.9.16/뉴스1 © News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단지. 2021.9.16/뉴스1 © News1
지난해 서울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절반이 직접 입주하지 않고 세를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매수자 중 임대를 놓은 비중은 100%에 육박해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부모들이 자녀 명의로 전세를 끼고 사두는 ‘갭 투자’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출된 서울 주택 입주계획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올해 매수자 중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하겠다고 신고한 비중은 46.3%였다. 이 같은 비중은 2019년 39.2%, 2020년 38%였는데, 올 들어 전체 매수자의 절반 수준으로 늘었다.

구입 후 임대 비중은 20대에서 급증했다. 2019년만 해도 62.2%였으나 올 들어 73.3%로 11.1%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모든 연령 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집값이 더 오르면서 자금 부담이 커진 20대들이 부족한 자금을 임대 보증금으로 채워서라도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대 이하의 구입 후 임대 비중은 같은 기간 97.5%에서 98.6%로 늘었다. 결혼이나 독립으로 주택 수요가 있는 20대와 달리 10대 이하의 구입은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성격이 크다. 진 의원은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실거주자에 대한 우선적인 주택 공급과 부동산감독기구를 통한 투기 수요 차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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