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화성·안산 등 수도권에 12만가구 공급…집값 안정은 ‘글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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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군포·안산시 경계지역에 1기 신도시인 안양시 평촌과 비슷한 규모의 신도시가 들어선다. 정부는 이 곳을 포함한 수도권 7개 지역에 12만 채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키로 했다.

수도권 주택 공급난을 해소하려는 취지지만 3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더 떨어진 외곽이어서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3차 신규택지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 수도권에 12만 채 지을 택지 새로 조성
이 계획에 따르면 수도권에 조성되는 신규 택지는 총 7곳이다. 지역별로 경기 의왕·군포·안산과 경기 화성 진안2에 각각 4만1000채와 2만9000채 규모의 택지가 조성된다. 이 2곳은 택지 규모가 330만㎡ 이상인 신도시급이다.

이어 인천 구월2(1만8000채)와 화성 봉담3지구(1만7000채)에 미니 신도시가 조성되고 남양주 진건(7000채), 양주 장흥(6000채), 구리 교문지구(2000채)에 소규모 택지가 개발된다. 남양주 진건과 구리 교문지구는 최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공급 규모를 당초 1만 채에서 6800채로 줄임에 따라 추가 지정되는 대체 택지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 후보지로 거론됐던 하남 감북, 고양 화전 등은 신규 택지에서 제외됐다.

집값이 크게 올랐던 세종시 조치원읍(7000채) 및 연기면(6000채) 일대와 대전 유성구 죽동2(7000채) 일대에는 100만㎡의 소규모 택지가 조성된다.

정부는 지난 ‘2·4공급대책‘에서 25만채를 신규 택지를 통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1차(10만1000채)와 2차(1만8000채)에 이은 3차 신규 택지 지정으로 당초 공언한 물량의 103.6%인 25만9000채의 택지를 확보한 셈이다.

● 서울에서 점점 멀어지는 신도시
이번에 선정된 수도권 택지는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남양주와 구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서울 경계에서 남쪽으로 12㎞ 이상 떨어져 있다.

국토부는 이같은 지리적 단점을 고속광역철도(GTX)와 연계한 교통대책으로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 의왕·군포·안산의 광역교통 대책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던 GTX-C 노선의 의왕역 정차를 공식 검토하기로 했다. GTX-C 노선이 정차하면 경기 의왕·군포·안산에서 서울 삼성역은 25분, 서울역은 35분대에 갈 수 있다.

경기 화성 진안2지구에는 경전철과 트램 등을 신설해 GTX-A 동탄역과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에서 환승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이미 건설이 시작된 3기 신도시의 교통망 구축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발표한 GTX 확충계획도 입주 시기를 맞추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분양은 2026년, 입주는 2029년경 가능
신규 택지는 2026년부터 본 청약을 실시한다. 착공에서 입주까지 3년 정도 걸리는 만큼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입주는 2029년경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입주 시점이 늦어 현재 극심한 공급난에 따른 집값 상승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일부 해소할 수는 있겠지만 입주 시기가 늦어 최근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고, 입주 시기도 멀어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말했다.

국토부는 신규 택지 후보지와 인근에 대한 거래 실태를 조사해 위법 의심거래 229건을 확인해 경찰청과 국세청에 통보했다. 이어 신규 택지 10곳 중 7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택지 후보지 일대에선 벌써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의왕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유주들이 택지 발표 소식을 접하고 오전에 매물을 대거 거둬들였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기간인 2년만 버티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리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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