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하락기 다가오나…매수심리 ‘뚝’ 강남 전셋값 하락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6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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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서울 매수우위지수 4주연속 100 밑돌아
서울 강남구 전셋값 -0.02%…45주만에 하락 반전
실거래 하락 사례 잇따라…3월 하락거래 비율 39%
전문가 "2·4대책 등 영향 최근 매수 적극성 떨어져"
4월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도 하방 압력 요인

2·4 공급대책 발표 50일이 지나면서 팽창하던 주택 매수심리가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매매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던 전셋값도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전환하면서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바람대로 본격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79.8을 기록했다.

시장 수급에 따른 주택 매수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를 나타낸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1월 둘째 주 114.6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했다. 3월 첫째 주 96.2로 떨어진 후 4주 연속 100을 밑돌며 매도자가 더 많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매도자 많음’ 수준도 96.2→90.3→82.6→79.8 등 점점 강해지고 있다.

수도권 매수우위지수도 지난주 99.6에 이어 94.2를 기록하며 2주 연속 기준점인 100을 하회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의 매매수급지수도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월 둘째 주 111.9로 고점을 기록한 뒤 110.6→109.8→108.5→107.4→105.6→104.1(3월 넷째 주)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기준점인 100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공급 확대 기대감에 매수심리가 줄고 있는데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체 거래 중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 비율이 지난 1월에는 18.0%(전체 2444건 중 440건)에 불과했으나 2월 24.3%(1747건 중 424건)로 늘어났고, 3월(1∼20일 기준)에는 39.4%(378건 중 149건)로 더 늘어났다.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었다. 수도권은 1월 17.8%, 2월 20.8%에서 이달 31.4%로 증가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초동 서초5차e편한세상 158.2㎡의 경우 직전 실거래가 20억원(25층)에서 지난 3일 18억3000만원(7층)으로 8.5% 하락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에서 “가격 상승폭이 조금씩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매도매물이 증가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례에 따라 직전 거래에 비해 상당 폭 떨어지는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전셋값 하락 조짐도 포착된다. 한국부동산원의 3월 넷째 주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고, 송파구도 0.01% 떨어졌다. 강남구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5월 둘째 주 이후 45주 만이다.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전역에서 치솟은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전셋값 하락이 강남구, 송파구에 이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면 매매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 불안의 강도가 예상보다 덜한 분위기인데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피로감, 2·4대책에 따른 공급 기대, 공시가격 발표에 따른 과세 부담, 4월에 있을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으로 최근 매수의 적극성은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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