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은성수에 재반박…“전자금융거래법, 빅브라더법 맞아”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23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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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통신사 통화기록과 비교한 것은 부적합"
"소비자 보호 얼마든지 다른 수단으로 가능"
"결제시스템 안전성 건드리는 건 번지수 다른 문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빅브라더’는 지나친 과장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빅브라더 문제에서 피할 수 없다고 본다”며 재반박하고 나섰다. 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한은과 금융위원회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23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대한 한은 업무보고에서 은 위원장이 빅브라더 논란과 관련해 “전화통화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라더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 것에 대해 “통신사와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통신사라 하더라도 여러 통신사들이 갖고 있는 기록을 강제적으로 한 곳에 모아놓고 그 곳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는 빅브라더”라며 “(고객정보)를 모아 놓고,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빅브라더 문제에서 피할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금법 개정안은 금융위가 핀테크·빅테크에 대한 관리를 위해 전자지급거래 청산업을 신설하고 금융위가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업체들은 고객의 모든 전자지급거래 정보를 금융결제원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고, 금융위는 별다른 제한없이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한은은 지급결제시스템 관리.감독 업무는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데 금융위가 그 영역을 침범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전금법 개정안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융결제원에 빅테크 기업의 내부거래 정보를 집중시켜 관리하는 건 소비자 보호와는 관련이 없다고 본다”면서 “소비자 보호는 얼마든지 다른 수단으로 가능하다. 전금법 다른 조항에 소비자 호보를 위한 장치는 이미 마련돼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관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될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중앙은행 본연의 기능을 감독 당국이 컨트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급결제시스템은 안전성이 생명인데 빅테크 업체의 내부거래 정보까지 금융결제원에 넘어가게 되면 이질적인 업무가 섞여 시스템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감독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를 해야 한다는 것은 그 목적에 맞게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결제시스템의 안전성을 건드리는 것은 번지수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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