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물가 1%로 높아질 것…유가·전월세 상승 등 영향”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7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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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0%대, 한은 목표치(2.0%) 하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0%대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1%대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개선세 약화 가능성, 환율 하락 흐름 등이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간 0.5%(1~11월 기준)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0%에 크게 못미쳤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0%대에 머문 것으로 2013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목표치를 하회하는 것이다.

한은이 꼽은 저물가 요인은
한은이 본 저물가 요인은 코로나19 확산 충격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세와 서비스물가 상승 둔화, 국내경제 성장세 위축으로 인한 수요 부진,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등이다. 한은은 “올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큰 폭 상승했으나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고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상당폭 둔화했다”며 “코로나19가 부정적 수요 충격으로 작용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올해 본격화된 고교 무상교육 등 교육 관련 복지정책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이동통신요금 지원 정책 등이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정부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는 관리물가는 올해 하반기중 2.7% 하락했다.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올해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관리물가는 2017년말 대비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에 대한 관리물가 기여도는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1% 내외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전된 점도 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디지털화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재화와 서비스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직접적인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간접적으로는 기업간 가격경쟁 심화,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물가를 낮출 수 있다. 온라인 거래 확대가 우리나라의 2014~2017년중 근원인플레이션을 연평균 0.2%포인트 정도 낮췄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에 미치는 하방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 1.0% 내외로 반등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1.0%, 2022년에는 1.5%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내년과 후년 각 1.0%, 1.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간 물가를 낮춘 요인으로 작용한 정부의 복지정책 등이 축소되고, 전월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상승률에 상방 압력을 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국내외 경기 회복세,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 확대도 상방 리스크로 지목됐다.

한은은 “국내 경기가 개선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국내외 경제의 성장과 물가 전망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지만 물가목표치(2.0%)와 설명책임 이행방식 등 물가안정목표제를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한은은 지난 2018년 12월 정부와 협의를 통해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총재 기자간담회를 통해 매년 2차례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진정될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물가 목표에 점차 근접해 나갈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물가상승률이 하락했지만 각 중앙은행들도 기존의 물가안정목표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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