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집주인 우위’…2개월만 ‘사자>팔자’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4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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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서울 매매수급지수, 100.2…한 주 새 기준치 넘겨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전세난·청약 포기에 매수 문의 늘어
'중저가 수요' 동북권에 이어 강남도 재건축 진척 매수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비수기인 12월 문턱에 접어들었는데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며 2개월 만에 집주인이 협상의 우선권을 쥐는 ‘매도자 우위’로 시장 상황이 전환했다.

4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의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0.2를 기록해, 지난 주(99.8) 대비 상승하며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공급과 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기준치보다 높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기준치를 넘긴 것은 지난 9월28일(100.6) 이후 두 달 만이다.

같은 기간 민간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도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94.5)보다 상승한 100.4를 기록하며 기준선(100)을 넘겨 민관 조사 통계가 모두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올해 감정원 매매수급동향지수는 집값 상승에 대한 공포감으로 집을 사는 ‘공황구매’(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난 올해 7월2주(113.1)를 정점으로 매수 문의가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9월말에는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을 나타냈다. 이에 한동안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도 감정원 기준 ‘0.01%’에 머물며 보합권 내에서 횡보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재개되면서, 겨울철 비수기에도 아랑곳 않고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추세다. 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올라 지난 주(0.02%)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일반적으로 12월은 이사 수요가 줄면서 부동산 시장도 한산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전세난과 ‘로또 청약’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교통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강북 14개 구 100.7로, 강남 11개구(99.8)보다 매수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대문구, 노원구, 성북구 등 서울 동북권(102)에서 매수 문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 부족이 지속되면서, 중저가 아파트 매매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동남권,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도 금주 매수동향지수가 99.2를 기록해 기준치에 근접했다. 이들 지역은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는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의 관망세가 그동안 컸으나 다시 매수세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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