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 붕괴’ 수출 영향은…“부담 있지만 우려 수준 아냐”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4일 06시 09분


코멘트
1일 부산 동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DB © News1
1일 부산 동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DB © News1
원·달러 환율이 2년6개월만에 1100원선이 깨진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원화 강세’ 흐름이 수출업계에는 대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인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내린 109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8년 6월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다.

기본적으로 환율 하락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악재다. 과거 기업들이 1달러어치 제품을 팔아 1200원을 벌었다가 지금은 1097원밖에는 벌 수 없는 상황이니 같은 물량을 수출하더라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가전이나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등 우리 주력산업의 피해가 나타날 여지가 크다. 최근 3개월 수출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호조세를 보이며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은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 중소기업은 해외 각지에 생산 거점을 구축한 대기업과 달리 국내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해 수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 변동 위험에 더 취약하다. 더욱이 원화 강세시 다른 나라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도 떨어진다.

실제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308개 가운데 62.3%가 환율 하락세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환율이 떨어져 ‘원고’ 현상이 이어지는 것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산업계에게는 좋은 현상이 아니다”면서 “당장 기업들이 버틸 수 있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수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1100원선 붕괴’가 당장 수출 기업들에게 큰 리스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환율 변동과의 연관성이 그리 크지 않은 업종”이라면서 “환율 보다는 국제적인 반도체 경기의 영향이 더 크고, 우리가 상대적으로 국제적 독점력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도 “반도체와 자동차는 부품의 해외생산 비중도 크게 높아진 분야”라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해 부정적인 이슈를 원가 절감 효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철강과 석유화학 등 일부 분야는 오히려 환율 하락이 호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좀 더 높아 원가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강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1100원선이 무너졌다”면서 “다만 국제기구 전망으로는 올 연말과 내년 초까지 11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 1000원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 당장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