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다고 오겠나”…코로나 수능에 ‘수험표 할인’ 실종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3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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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전국 1.5단계가 유지·강화되면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우선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말 모임이 줄지어 취소되는 등 예년과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11.30/뉴스1 © News1
3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전국 1.5단계가 유지·강화되면서 연말 특수를 노리던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우선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말 모임이 줄지어 취소되는 등 예년과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11.30/뉴스1 © News1
매년 수능 이후 선물처럼 쏟아지던 ‘수험표 할인’ 행사가 올해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거리를 채우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경기 속 할인 이벤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사거리역 인근은 카페와 외식장소, 미용실 등이 밀집해 있어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곳이다. 지난해까지 이곳에서는 수능 시즌이 되면 ‘수험표 할인’ 마케팅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지만, 수능 당일인 3일 이곳에서 ‘수험표 할인’은 보이지 않았다.

강남, 종로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백화점, 영화관 등 일부 대형 매장은 수험표 지참 고객에게 상품권 및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거리에서 ‘수능’ 대목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다.

상인들은 “올해는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수험표 할인’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아사거리에 위치한 한 미용실 원장 A씨는 “수험표 할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험표 할인을 하면 손님을 더 불러모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지금 이 상황에 얼마나 더 올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강화되는데 사람을 더 끌어 모으는 것도 우려되고, 영업이 힘든 상황에 할인까지 하면 타격도 크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상시할인을 진행 중이라 굳이 ‘수험표 할인’을 하지 않는다는 이들도 있었다. 미아사거리에 위치한 또 다른 미용실의 직원은 “굳이 수험표 할인을 하지 않는다. 경기가 침체돼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커피를 할인해 판매하고 있던 카페 주인 B씨 역시 “코로나 이후 손님이 줄어 아메리카노를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수험생 할인은 생각조차 안했다”고 말했다.

여러 브랜드의 신발을 판매하는 업체에서 만난 직원은 “작년 이맘때는 수험표 할인을 했지만 올해는 본사에서 관련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다”며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많이 찾던 헬스장, 필라테스장 등은 수능 마케팅을 생각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노원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C씨는 “헬스장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운동을 못하게 했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 할인을 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오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신규회원을 전혀 유치하지 못했고,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이후에는 기존 회원을 유지하는 것도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헬스장은 지난해 ‘수능 할인’ 이벤트를 했었다.

노원구에서 필라테스 연습실을 운영하는 D씨 역시 “모여서 운동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황에서 새로운 회원을 유치하기 버겁다. 할인행사를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할인을 하는 곳은 ‘절실함’을 외쳤다. 경기도 용인에서 카페를 하는 F씨는 “거리에 사람이 없다. 최소한 학생들이라도 유치하자는 마음에 수험표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경기가 어려워도 당장 매출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가게는 수험표 지참시 모든 음료의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이벤트를 12월 한 달간 진행한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 협회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거리두기가 2단계 격상되는 등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소상공인들이 무기력해지고 있다. 수험표 할인 등 이벤트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할인은 투자를 통해 손님을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하는 것인데, 소상공인들은 지금 당장 문을 닫을 판이다”며 “일부 이벤트를 하는 분들도 절박함에 하는 것인데, 소상공인에게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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