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공시가, 왜…“조사원당 하루 300가구 산정”

뉴시스 입력 2020-10-17 06:14수정 2020-10-1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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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 입법조사처 검토 의뢰서
조사자 업무 과중 호소…지난해 조사자 실신 사례도
인력 규모 적정성 주기적 점검 필요…전문성 제고도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초고가 아파트 트리마제는 지난해 공시가격 열람 이후 총 688가구 중 절반이 넘는 352가구의 공시가격이 평균 1.1% 하향 조정됐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감정원이 뒤늦게 산정 오류를 수정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저층 소유자들은 조망권이나 일조권이 없는 데도 한강을 내려다보는 고층 아파트보다 공시가격이 더 크게 올라 부당하다며 감정원에 조정 의견을 접수했지만, 조사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갤러리아포레 공시가격 통째 정정 사태 등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불만이 확대되자 그제야 현장조사와 가격조사에 나섰다.

‘들쭉날쭉’ 공시가격 부실 산정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사 대상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부동산공시가격 조사산정 실태의 위법성 관련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앞서 부실 산정 논란이 있었던 감정원 서울 동부지사 소속 조사자 B씨의 경우 매일 300가구 이상의 주택가격을 산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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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당시 서울 동부지사가 가격을 산정해야 하는 공동주택물량은 2만2058단지, 64만 호에 달하고, 실제 가격산정을 담당한 B씨의 경우 833단지 2만8527가구에 대해 가격 산정을 해야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가격의 조사·산정업무는 총 137일간 진행됐는데, 공휴일을 포함해 B씨의 경우 1일 평균 208.2가구를 산정한 셈이다.

보고서는 “주 5일제 근무 등을 고려할 때 실제 근무일에 매일 300가구 이상의 주택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조사기간 내내 야근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등 업무가 과중돼 적정한 가격산정 업무가 어려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감정원에서 올해 수행하는 공동주택 조사·산정 대상은 올해 29만8797단지로, 가구수는 1382만9981호에 달한다. 반면 전국 30개 지사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370명에 불과하다.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감정원 해당 지사 소속 검증 담당자가 국토부의 검수를 앞두고,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정원은 직원 실신 사유에 대해 “국토부 검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에 기절하였으며, 국토부 검수를 완벽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날 늦게까지 준비하고 있는 등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공시가격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 60여 가지 행정 목적에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감정원은 공시가격 조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대구 본사에서 각 지사로 인력을 파견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1일자 공시 업무를 위해 지난해 파견 인력은 모두 325명에 달한다.

다만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공시가격 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중에는 상당수가 감정평가사가 아닌 일반 직원도 함께 투입되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현행 한국감정원의 공동주택가격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인력 규모의 적정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적정한 부동산공시가격이 산정되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동주택가격조사업무에 감정평가사가 아닌 일반직원도 다수 포함돼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감정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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