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만채 사전청약” 서울은 5000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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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7월 3기 신도시 등 3만채… 2022년 용산 정비창 등 공급 시동
패닉바잉 시장 불안심리 완화 위해… 11년만에 공공분양 사전청약 부활
전문가 “서울 집값 안정엔 역부족”

내년 하반기(7∼12월) 경기 하남 교산지구, 남양주 왕숙지구 등 3기 신도시 약 9700채를 포함해 수도권 내 지역 공공분양 3만 채가 사전 청약 물량으로 풀린다. 2022년에도 서울 용산역 정비창(3000채) 등 3만 채가 사전 청약 물량으로 나온다.

정부는 8일 제6차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8·4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같이 총 6만 채 규모의 사전 청약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의 근본 원인으로 공급 부족이 꼽히는 가운데 정부는 수도권 공급 대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됐다.

사전 청약은 착공 시점에 진행하는 본청약 1, 2년 전 청약을 미리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사전 청약을 추진하는 것은 2009년 보금자리 주택 분양 당시 이후 11년 만이다. 최근 20, 30대가 주택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등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며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자 이를 사전 청약을 통해 해소하려는 의도다. 패닉 바잉(공황 구매) 등으로 대표되는 무주택자들의 불안심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주택 공급이 필요한데, 실제 착공 및 입주까지는 최소 4∼5년이 걸리는 만큼 청약 시기를 앞당겨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계획에는 용산역 정비창을 제외하고는 서울의 대단지 물량이 없어 직장과 가까운 서울 도심에서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전 청약을 하더라도 실제 공급 시기가 늦어질 경우 주택 수요가 해소됐다고 볼 수 없는 데다 청약 대기 수요를 늘려 전세 가격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물량 중 서울 물량은 내년과 후년을 합쳐 5000채에 못 미치고, 대단지는 2022년 하반기 용산역 정비창 약 3000채가 유일하다. 관심을 모았던 태릉골프장의 경우 교통대책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1∼6월) 구체적인 사전 청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관심이 높은 용산 캠프킴, 정부과천청사 부지도 부지 반환 절차 및 청사 이전 문제를 해결한 뒤 사전 청약 계획을 발표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3기 신도시 등 서울 외곽 지역 물량이 많아 서울 매수세를 해소해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로 몰리면 입주 시점까지 전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조윤경 기자
#사전청약#서울#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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