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홀딩스, AI인재 확보 승부수… 발행주식 10.8% 스톡옵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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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매년 상장주식 3.6% 스톡옵션… 내년 합병 앞두고 새 보상체계 마련
이해진 “직원의 도전에 지원해야”… 임직원에 적절한 동기부여
적극적인 경영 참여 유도

내년 3월 출범을 앞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법인인 ‘A홀딩스’가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총 발행주식의 10% 넘게 부여한다. 대대적인 보상 정책으로 국내외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라인과 야후저팬 등 260여 개 자회사와 계열사를 거느린 이 합작법인은 ‘세계를 선도하는 인공지능(AI) 테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일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 따르면 메신저와 포털 서비스 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A홀딩스 자회사 Z홀딩스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을 총 발행주식의 10.8%로 책정했다. 앞서 라인은 지난해부터 매년 상장 주식의 3.6%(3년간 누적 10.8%)를 스톡옵션으로 제공해 왔는데 소프트뱅크와의 합병 후 이를 대체할 보상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라인 측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의 개선을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를 공평하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임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상자와 대상자별 지급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은 미정이다.

A홀딩스가 대규모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배경에는 초대 회장을 맡게 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 철학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한 행사에서 “후배(직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사의 갈 길이자 나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책임감 있게 회사 경영을 이끌 수 있도록 스톡옵션과 같은 동기 부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전 세계적으로 고급 인력 쟁탈전이 심한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인재를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스톡옵션 지급에 5년간 1500억 원의 비용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보상제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인재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며 글로벌 시장 도전을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돼야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2020년 3월 현재까지 총 발행주식의 1.8%(약 296만 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만 주를 부여받았다.

라인도 마찬가지다.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3년간 매년 라인 상장 주식의 0.9%(총 2.7%)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부여받기로 해 약 2500억 원의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네이버가 지향하는 미국,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도 스톡옵션을 통한 보상체계를 일반화했다”며 “A홀딩스의 스톡옵션 부여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경영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옵션 확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테크 기업의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경영진과 외부 투자자만 막대한 이익을 얻어감으로써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노동집약적이어서 종업원이 많은 제조 유통업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 회사는 시가총액 대비 인력이 적어 스톡옵션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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