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환전이나 외화대출 전혀 문제 없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0일 15시 41분


코멘트

은행권 "일부 지나치게 과장..변동성 때문에 취급 주의를 요청한 것일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기축통화인 달러 부족 우려가 나오지만, 은행권은 당장 외화대출 등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미국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합의했지만 실제 그 달러를 은행이 공급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A은행은 전 영업점 직원들에게 “외화대출을 신중히 취급하라”는 내용의 팝업창을 띄워 공지했다. 이것이 은행이 환전이나 외화대출을 안 해준다는 얘기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은행 관계자는 “환전을 하는 순간에도 환율이 급변하기 때문에 고객 불만이 생길 소지가 있어서 이런 점에 주의하라고 공지한 것”이라며 “은행이 달러화가 없거나 혹은 달러화 수요가 너무 커져서 외화대출을 줄이기 위해 공지했던 게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200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18일 기록한 1245.7원은 지난 2010년 6월11일 1246.1원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전날에는 40원 급등한 1285.7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른 은행들도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아직까지 외화 공급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전날 합의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도 외화 유동성이 경색돼서라기보다는 외국인이 자본을 대거 유출하는 위험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당장 날뛰는 원·달러 환율을 잠재우는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2원 내린 1253.7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1240원대로 거래되면서 급등세가 다소 잦아든 모습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구두상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에 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중에 외화가 부족할 때 외화조달 등에 영향은 있겠지만 600억 달러를 풀어서 외화가 바로 풍부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외화 건전성 측정 지표인 LCR 비율은 지난달 말 기준 잠정 128.3%다. 금융당국은 80%를 넘으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본다. 이 때문에 당장 고객 환전이나 외화대출이 어려워지는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IMF 당시에는 외화보유고가 워낙 작아서 기업 외화대출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는 각 은행이 차입을 많이 갖고 있다”며 “향후 외화조달시장에 있어 차입하는 게 힘들 수도 있겠지만, 외화대출 만기연장을 안 해주거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도 원리금 상환 6개월간 유예를 이야기했는데 은행들이 외화대출을 닫으면 큰일 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외화고객을 추진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달러가 없어서 못 준다고 하는 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외화대출이 어려워진 사례가 있다면 기업 신용도 등이 문제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 금융사는 연초에 세운 경영계획을 수정하고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살피고 정부의 비상대책에 참여하는 등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