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섬나라 보이콧!”…항공사 日노선 추가 ‘손절’ 만지작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3일 09시 12분


코멘트
© News1
© News1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강행함에 따라 항공업계가 일본 노선 추가 공급 축소를 검토 중이다. 현재 번지고 있는 ‘보이콧 재팬’ 움직임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으로 더욱 거세져, 일본 여객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노선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향후 수익성 관리나 사회적 분위기 차원에서 추가 공급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신규 취항, 동남아 등 대체지 증편 등 노선 다변화 움직임이 관측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항공사들이 단순 이용객을 퍼나르는식의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출국) 방식에 집중된 전략을 탈피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향후 일본 노선 예약률 감소를 우려해 일본 노선 추가 공급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규정상 45일 전 우리 정부와 일본 측에 신고하고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대체 노선지의 취항 일정 등을 우선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일본 노선 공급축소는 9~10월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까지는 예약이 있어 일본 노선 공급조절을 못했다”며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향후 일본 수요가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대체 노선 및 신규 취항지 일정을 토대로 운휴 및 감편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일본 노선 운휴 및 기재 축소 운영 등으로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국내 주요 LCC들도 8~9월 일본 노선 축소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수출규제 이슈가 불거진 지난달 초만해도 당장 눈에 띄는 타격을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LCC들의 일본 노선 운휴 및 감편 결정도 그간 과잉공급과 경쟁심화에 따라 수익성을 우려해 이미 지난 5~6월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자발적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업계에서도 반일감정에 따른 수요 감소를 체감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자사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의 7월 일본 항공권 매출이 전년 대비 38% 하락했다고 밝혔다. 도쿄, 오사카 등 인기 관광지에 매년 관광객이 몰렸던 성수기임을 감안할 때 급격한 하락세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선 항공권 평균 매출 성장률은 23%로 특히 싱가포르와 대만 항공권 매출은 각각 52%, 38% 증가했다.

업계에서 향후 수익성 관리와 사회적 분위기 차원에서 일본 노선에 대한 공급축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대체 노선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중국 운수권을 배분 받은 LCC들을 중심으로 신규 취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으며, 티웨이항공은 9월부터 대구발 장자제, 옌지 노선에 항공편을 띄운다. 제주항공도 옌지, 지난, 장자제 등 중국 노선 신규 취항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에어서울도 9월 중국 장자제 취항을 시작으로 연내 취항 목표였던 김포~제주 취항에 속도를 낸다. 또 중국 항공자유화지역 및 동남아 신규 취항고 검토하고 있다. 진에어도 동남아 노선 증편을 준비하며 일본 노선 조정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구조조정이 단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영업 전략에 과도하게 편향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항공·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선 외국인을 국내로 데려오는 ‘인바운드’ 영업이 활성화되야 하는데 단기적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아웃바운드 방식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관광 수지나 장기적인 항공업계 발전으로 보면 인바운드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아웃바운드만 경쟁적으로 늘려왔다”며 “이번 기회에 LCC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인바운드 개발쪽으로 영업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