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월세하락 영향…물가 5개월째 0%대 상승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4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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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4일 '2019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서비스물가 0.8%↑…"무상급식·교복 등 복지정책 확대"
집세 상승률 2006년 3월 이후 최저…월세 19개월째↓
기재부 "물가 낮은수준…변동 큰 품목 불안 요인 점검"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간 저물가를 이끌어 온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다소 축소되면서 수준 자체는 다소 올랐지만 채솟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집세까지 하락한 탓에 0%대 상승률이 유지되고 있다. 무상 급식, 무상 교복 등 복지 정책의 혜택도 일부 작용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2015년=100)로 1년 전 대비 0.7%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 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2~11월 10개월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고 국제유가의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2월(0.5%), 3월(0.4%), 4월(0.6%)에 비해선 다소 올랐다. 다만 5월만 놓고 보면 2015년 5월(0.6%)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0.3% 올랐다. 공업제품 가격이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샴푸(21.2%), 침대(13.0%), 한방약(8.1%), 우유(6.2%), 빵(5.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전체 물가를 낮추는 데에 공업제품은 0.08%p 기여했다.
그간 유류세 인하 정책 영향에 큰 폭으로 하락하던 석유류 가격은 1.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월부터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에 대해 15% 인하됐던 탄력세율은 이번달 6일부터 그 폭이 7%로 축소됐다. 정부는 세율을 한 번에 원상 복귀시킬 경우 발생할 시장 충격을 고려해 단계적 환원을 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2% 올랐다. 농산물이 1.2% 올랐지만, 온화한 기후에 공급이 원활했던 채소류 가격이 9.9% 내리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무(-48.5%), 배추(-33.3%), 감자(-30.5%), 호박(-26.6%), 딸기(-9.0%), 고등어(-8.5%), 마늘(-7.8%)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채소류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15%p 낮추는 데 기여했다. 행락철 수요가 늘면서 축산물 가격은 2.6% 올랐지만, 수산물은 1.3% 내렸다. 돼지고기(1.4%)와 쌀(11.2%), 달걀(5.8%) 등이 올랐다.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1.3% 상승했다. 도시가스(-3.5%)와 지역난방비(0.5%)는 상승했지만, 상수도료(-0.3%)는 하락했다.

2017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17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은 0.8%로 떨어졌다. 지난 4월(0.9%) 1999년 12월(0.1%) 이후 처음으로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2개월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집세(-0.1%)와 공공서비스(-0.2%)가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외식비(1.9%) 등 개인서비스 상승 폭도 축소된 탓이다.
특히 집세 상승률은 2006년 3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세는 0.3% 올랐지만, 월세가 0.5% 내렸다. 월세는 지난 2017년 11월 0.0% 하락한 후 19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공급 과잉 현상이 가격에도 반영된 것으로 통계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전세 상승률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0%대로 내려앉았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휴대전화료(-3.4%)와 고등학교 납입금(-2.6%), 입원진료비(-1.7%) 등이 하락했다. 택시료(15.0%), 시외버스료(13.4%), 외래진료비(2.2%) 등은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에선 학교급식비(-41.3%)와 병원검사료(-7.3%), 해외단체여행비(-4.9%), 치과보철료(-3.1%) 등이 하락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내수 부진에 기인했다기보단 무상 급식, 무상 교복, 무상 교육 등 복지 정책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학교급식비와 더불어 남자학생복(-44.3%), 여자학생복(-41.9%) 등 하락 폭이 컸다.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김 과장은 “6개월 후에는 유류세 인하가 완전히 소멸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일부 상승할 것이기에 상방 요인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0.8%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같은 기간 2.1% 하락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0.8%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6% 상승했다.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정부는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불안 요인을 계속해서 점검하며 생활 물가 안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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