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33조 베팅 ‘비메모리’ 정부도 뛴다…‘1조 R&D’ 예타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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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8일 0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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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혁신본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 사업 예타 통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제1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4.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제1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4.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대 중점 육성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에 향후 10년간 1조원을 투입한다. 앞서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정부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청한 국가 R&D 사업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지난 25일 통과시켰다.

이번 예타 통과로 정부는 비메모리 분야에 앞으로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과기정통부는 지능형 반도체 분야 미래 원천기술을, 산업부는 시스템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 기술개발 사업을 편성하게 된다. 당초 두 부처가 신청한 사업 규모는 1조5000억원이었지만 1조원으로 최종 승인됐다.

예타는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 300억원 이상 신규 R&D를 수행하기 전 사업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미리 평가하는 첫 관문이다. 과기혁신본부는 지난 2018년 4월1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예타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1년여간 12건에 대한 약 3조8000억원(12건) 규모의 R&D 예타가 통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예타는 단일 건으로 전체 비중이 26%에 달하는 대형 규모다. 1건당 평균 3200억 규모라는 점과 비교해도 이번 사업은 3배가 넘는다.

앞서 기재부가 예타권을 갖고 있을 때는 기술성평가 단계에서 탈락한 바 있다. 과기부와 산업부가 각각 따로 관련 R&D 사업안을 제출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두 사업을 하나로 합쳐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로 기획해 예타 관문을 넘었다.

정부가 비메모리 분야에 대규모 R&D 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0%에 달하는 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서다.

반도체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뉜다. 그중 세계 시장에서 매출 비중은 비메모리가 70%로 압도적이다. 비메모리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에서는 글로벌 점유율 60%를 차지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시장 비중은 3~4%에 불과하다.

메모리 분야에 편중돼 있다보니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급락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의 대들보인 수출이 직격탄을 맞는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장이 2배 이상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19일 국무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신속히 내놓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부터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 규모의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 비메모리 분야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최근 산업부를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도 마련 중에 있다. 반도체 관련 인력 육성 방안, 산·학·연 공동연구시설 구축, 설계 소프트웨어(SW) 지원, 반도체 설계 등 관련 과제 연계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세대(5G) 시대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확대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번 R&D 예타통과로 우리나라 비메모리 산업의 발전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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