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개선됐다지만…‘그냥 쉰’ 20대 34만명 역대 2위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3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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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3일 '2019년 2월 고용동향' 발표
그냥 쉰 인구 216만6천명 사상 최대…20대 증가세↑
청년 체감실업률 역대 최고 24.4%…넷 중 한 명 논다
20대 취업자 25개월째↑…최근 3달간 증가세 급락
정부 "청년 고용 개선으로 고용 질↑"…현실과 괴리

지난달 일자리 사업의 수혜를 입은 60대와 함께 20대 청년 취업자 수가 늘었다. 반면에 20대에서 아무런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막연히 쉰 사람의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34만명의 청년들이 취업 자체를 포기하고 구직 활동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년층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지난달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7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000명(-0.1%)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1월(-6만4000명) 이후 12개월 만이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일할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 자체가 없어 취업자나 실업자에 반영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중 육아나 가사, 취업 또는 진학 준비, 연로, 심신장애 등의 사유가 아니라 ‘그냥 쉬었다’고 답한 인구가 216만6000명이다. 월 기준 이 규모는 관련 통계가 작성·공표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그냥 쉰 20대 인구는 통계 작성 이래 증감을 반복해왔지만, 최근 2개월 새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1월엔 2만4000명이 늘었고 2월엔 4만2000명이 증가해 지난해 7월(5만9000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그냥 쉰 인구를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93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50대(44만명)가 이었다. 20대에서 그냥 쉰 인구는 34만1000명이었는데 이는 2012년 2월(34만6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20대 후반 취업자 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청년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낸 보도참고자료에서 “상용직 근로자 증가, 청년고용 개선,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 등 고용의 질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지난 2017년 1월 1만명 감소한 후 25개월 연속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용률도 57.4%로 0.2%p 올랐고 실업률은 9.5%로 0.3%p 하락했다. 그러나 취업자 수 증가 폭의 규모를 보면 2018년 11월 16만2000명을 기점으로 2018년 12월 14만2000명, 2019년 1월 10만5000명, 2019년 2월 5만6000명으로 최근 3개월간 급락했다.

단순히 취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의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 해서 전체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20대 체감실업률을 보면 고용 상황은 매우 심각한 정도여서 국민들이 고용 개선세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 취업 시간이 36시간을 넘지 않아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시간관련 추가취업자’와 구직 활동을 하지만 취업이 조사 대상 기간에 취업이 가능하지 않은 자를 의미하는 ‘잠재취업가능자’, 구직 활동을 하진 않지만 조사 대상 기간에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을 할 수 있는 자를 의미하는 ‘잠재구직자’ 등이 모두 반영된 확장실업률 지표인 고용보조지표3은 지난달 24.4%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결국 청년 넷 중 한 명은 취업 시장에서 배제돼 있단 얘기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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