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100년 뒤 곤충 사라진다는데…멸종 시기 어떻게 예측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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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의 개체수 예측하기

지구 환경 변화로 세계의 곤충들 중 상당수 종이 급속히 멸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립니다. 지금 추세라면 100년 안에 지구에서 곤충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기사가 한 과학저널의 논문을 인용해 보도됐습니다. 곤충은 지구상의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다양합니다. 그 개체 수도 인류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현재 지구상 곤충 종의 41%가 급속한 개체 수 감소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곤충의 3분의 1은 멸종위기종입니다. 상훈: 곤충이나 동물이 멸종될 시기는 어떻게 예측할 수 있지요?

엄마: 우선은 일정 기간의 지속적인 기록이 필요하지. 물론 모든 지역의 모든 개체의 수를 조사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세운단다.

상훈: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생물학 연구팀의 조사보고서 수십 개를 종합해 분석한 실태 조사라고 하던데요.

엄마: 많은 자료를 근거로 하니 신뢰가 가겠지. 어떻게 멸종 위기를 예견할 수 있을지 알아볼까?

○ 인구 예측하기의 기본은 지수함수

A4 종이 한 장을 준비해봅시다. 종이를 한 번 접어 두 쪽을 만들어보세요. 그 상태에서 반을 또 접어 두 번 접으면 네 쪽이 됩니다. 이번에 또 반을 접어 세 번 접으면 여덟 쪽이 됩니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어 볼까요.

종이를 x번 접었을 때 나누어지는 종이의 쪽 수를 y라고 하면

x=1일 때, y=2

x=2일 때, y=2×2=22

x=3일 때, y=2×2×2=23

일반적으로 y=2X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또 이번에는 종이를 x번 접을 때마다 생기는 나누어진 쪽 하나의 크기를 y라 할 때 y 값은 x=1, 2, 3, …일 때 각각 y=/12, /14, /18, …이 됩니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y=(/12)X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함수를 ‘지수함수’라고 합니다. 주어진 수의 거듭제곱을 나타내는 수를 지수라고 하고, 이처럼 지수의 형태로 나타내는 함수를 지수함수라고 하는 것이지요. 종이를 접어 나타난 쪽 수나 나누어진 종이의 크기는 물론 미생물의 초기 증식 등이 지수함수의 형태를 띱니다.

○ 개체 수를 예측하는 다양한 방법

동물의 개체 수 변화를 생각해봅시다. 인구를 예측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장래의 인구를 총량적으로 예측하는 방법이지요. 이 경우 출생이나 사망, 이동 등에 대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인구가 거의 동일하게 증가 또는 감소해 미래에도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기준 연도의 인구를 바탕으로 시간 단위당 평균 증가량을 이용하면 시간에 따른 인구 변화는 일직선의 그래프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를 ‘선형모형’이라고 하지요(표 참조).

그런가 하면 미래에 인구가 일정 비율만큼 늘어나거나 줄어든다고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마다 이전 기간의 2배가 된다고 한다면 2배가 4배가 되고, 또 8배가 16배가 되고…. 흔히 말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지요. 그래프로 표현하면 한쪽이 아래로 볼록한 곡선형을 이루는 ‘지수성장모형’이 됩니다.

그런데 인구는 끊임없이 계속 증가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야 할 거주 공간, 식량, 전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어떤 상한선 이상이 되면 그 성장 속도가 떨어지게 되면서 그래프는 한쪽이 위로 볼록한 형태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를 ‘수정된 지수성장모형’이라고 합니다.

이때 처음에는 인구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어느 시점을 지나 급격히 증가하다가 다시 완만하게 증가하는, 즉 S자 형태를 이루는 경우를 ‘곰페르츠 모형’이라고 합니다. 보통 동식물의 성장과 미생물 개체 수 증가 등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한편 강력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인구 성장이 통제돼 상한선이 있거나 물리적 한계가 생기면 대칭형의 S자 형태가 더 뚜렷이 나타납니다. 이를 로지스틱 모형이라고 합니다.

여러 모형은 일정 기간 조사된 생물의 개체 수를 바탕으로 해당 시기에 따른 변화와 가장 가까운 곡선을 찾아 구분해 나타낸 것입니다. 그 외에 비슷한 환경과 역사를 바탕으로 서로 비교해 인구를 예측하거나 특정 지역을 표본으로 삼아 예측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편 이처럼 장래의 인구를 총량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출생, 사망, 이동 등의 요인들을 분리한 후 여러 가지 방법을 결합해 예측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인구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생물의 개체 수의 증감을 예측하고 전염병의 확산,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의 확산을 예측하는 데도 사용합니다. 보통은 특정 기간 또는 장기간의 누적된 개체 수 기록을 바탕으로 그 정보가 나타내는 가장 적합한 곡선을 찾은 후 이를 이용해 장래의 결과를 예측합니다.

꽃에서 꿀을 빨고 있는 꿀벌. 동아일보DB
꽃에서 꿀을 빨고 있는 꿀벌. 동아일보DB
○ 곤충의 멸종 위기가 주는 신호는

앞서 밝혔듯이 향후 10년 안에 곤충의 4분의 1이, 50년 안에 절반이 사라지고, 100년 뒤엔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곤충 멸종은 바로 위 먹이사슬로 이어지는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곤충의 포식 동물들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히 결국에는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의 생존에도 위협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곤충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는 대규모 농업으로 인한 토지 황폐화, 도시화, 기후변화 등이 있습니다. 멸종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식량재배 방식에서부터 삶의 방식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를 꾀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작은 동물이지만 그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류와 지구의 장래를 예측하는 지혜로서의 수학을 다시금 생각해볼 때입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우리 주변의 조그만 변화도 민감하게 관찰하고 기록해보세요. 나아가 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해보는 자세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박지현 반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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