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급락 불똥 주택시장으로 튀나…10년전 금융위기 ‘데자뷔’?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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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수격…시장 주시해야”
금융위기 당시에도 불패신화였던 주택시장 수년간 침체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급락을 거듭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주식시장이 경제 전반을 예측하는 바로미터로 꼽히는 만큼 하락세가 지속돼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위기가 도래할 경우 주택시장도 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지수는 지난 29일 전일 대비 31.10 포인트(1.53%) 떨어진 1996.0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에서 장을 마친 것은 2016년 12월 7일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역시 전일 대비 33.37포인트(5.03%) 급락했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코스피는 14.8%, 코스닥지수는 23.4% 급락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293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국내 증시의 이같은 급락세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 비교되고 있다. 이달 코스피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3.13%)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다.

증시 침체는 전반적인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국내 경제 부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급격하게 하락한 증시는 이후 30일에도 등락을 거듭하다 저가매수, 기술적 반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가까스로 2000선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하지만 근본적인 경제 하방 요인들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조정국면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증시의 불안은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시는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바로미터 중 하나로 꼽힌다. 역대 코스피 지수 등락과 집값 변화를 살펴보면 시간 차이를 두고 비슷한 궤적을 보여왔다. 부동산이 자산의 특성상 처분과 시세 반영 등에 시차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부동산 시장은 금융시장에 이어 동반 하락하며 수년간 침체의 늪에 허덕였던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거침없이 치솟던 국내 증시는 2007년말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어 2008년 초반 잠시 반등을 도모하다 이내 낙폭을 키우면서 급락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2005년부터 약 4년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불패신화’를 자랑하고 있었다. 서울 등 전국 집값은 2008년 9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금융 위기의 정점인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9월) 사태 이후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2008년 10월부터 약 4년간 기나긴 하락장세가 이어졌고, 매수심리 위축으로 집값이 급락하면서 역전세난·하우스푸어·깡통아파트 등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대외변수가 문제였고,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불황국면인데다 일자리, 고용, 성장률 등 경제지표도 불안정한 상황이라 우려가 깊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금리인상까지 본격화 될 경우 경기 하방압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99.5로 지난달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미 경기를 비관적으로 인식한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다행히 현재까지 이번 증시 폭락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는 불시에 찾아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전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예전부터 서울 아파트값과 코스피 간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에 금융위기 가능성이 없더라도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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