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CEO’ 한샘 최양하 회장 “5일만에 새집처럼… 한샘만 할수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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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마포구 한샘 본사 7층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최양하 한샘 회장은 “인텔이 컴퓨터가 아닌 중앙처리장치(CPU)라는 핵심 부품으로 정보기술(IT) 업계를 장악했듯이 우리는 건축을 제외하고는 집 안의 모든 핵심 가구와 인테리어를 제공하겠다”며 “한샘 인사이드 전략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3일 서울 마포구 한샘 본사 7층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최양하 한샘 회장은 “인텔이 컴퓨터가 아닌 중앙처리장치(CPU)라는 핵심 부품으로 정보기술(IT) 업계를 장악했듯이 우리는 건축을 제외하고는 집 안의 모든 핵심 가구와 인테리어를 제공하겠다”며 “한샘 인사이드 전략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건자재부터 가구,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전 세계에서 한샘만 갖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력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거라 확신합니다.”

최양하 한샘 회장(69)은 23일 서울 마포구 한샘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한샘은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 직영점을 내면서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직 중국법인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최 회장은 “정상화로 가는 과정”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한샘은 2008년 5000억 원대였던 매출이 지난해 2조 원대로 커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 ‘한샘 인사이드’가 자신감 원천

최 회장이 이처럼 자신 있어 하는 배경엔 ‘한샘 인사이드’ 전략이 있다. 컴퓨터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드는 인텔의 ‘인텔 인사이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 회사는 ‘인텔 인사이드’를 통해 인텔 없이는 컴퓨터를 만들지 못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최 회장은 “건축을 하려면 한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집 안에 들어가는 건자재부터 모든 가구와 인테리어를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패키지를 고르면 한샘에서 교육받은 시공기사들이 1주일(4명 기준) 만에 집을 바꿔준다. 그는 “연말까지 이 기간을 5일로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샘 인사이드의 정착을 위해 건자재 사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한샘은 2000년대 초반 건자재 시장에 진출했다. 최 회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필요할 경우 규모 있는 건자재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인사이드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도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세련된 한국식 인테리어를 패키지로 설치할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서 대리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많아 한샘은 연말까지 중국 전역에 대리점 10곳을 낼 계획이다. 다만 한국처럼 시공을 직접 하지 않고 현지 대리점이 시공하게 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시공까지 하는 모델을 중국 시장에 도입하려 했지만 시공기사를 교육하고 운영하는 일이 어려웠다”며 “시공은 중국인들에게 맡겨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쟁자가 많아졌지만 노하우만큼은 자신 있어”

신세계그룹은 올해 초 까사미아를 인수해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한화L&C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대기업의 인테리어 업계 진출을 “그만큼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지난해 28조4000억 원에서 2020년엔 41조5000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경쟁자가 늘어나면 시장 파이가 커진다”며 “국내에서 한샘만큼 이 분야에 노하우가 있는 기업은 없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최근 신경 쓰는 분야는 친환경 자재다. 한샘은 ‘스펙업’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7월부터 시작했다. 친환경 흐름에 맞춰 수납가구와 부엌가구의 원자재는 물론 부속재료까지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법은 가구에 쓰이는 목재의 기준을 E1 등급으로 정하고 있다. 한샘은 E1 등급에 비해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3분의 1 정도 되는 E0 수준의 자재를 사용한다. 최 회장은 “잘 보이지 않는 가구 뒷부분까지 모두 친환경 재료로 바꿨다”고 말했다.

한샘은 1970년 조창걸 명예회장이 창업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최 회장은 1979년 한샘에 합류했다. 그는 1994년 대표이사 겸 전무 자리에 오르며 한샘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해 24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일로 받은 스트레스니 일로 푼다”며 요즘 열심히 읽고 있는 책을 소개했다. 레오나드 L 베리가 쓴 ‘서비스 경영 불변의 원칙 9’이다. 이 책은 서비스 기업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최 회장은 “결국 한샘은 소비자와 현장에서 만나야 하는 기업”이라며 “창립 50주년인 2020년에는 주거 환경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한샘#최양하 회장#친환경 자재#스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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