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美 금리 올라도 국내 채권금리 상승 더딜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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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3%를 돌파한 배경은 간단하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 확장 국면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 압력이 커졌다. 여기에다 미국 정부의 재정 확대가 국채 공급 물량 증가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면서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7∼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폭은 50∼75bp(1bp는 0.01%포인트)로 전망된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3회 인상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면 미국 국채 금리는 2.80∼2.90%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상 횟수가 4회로 늘면 올해 미국 국채 금리는 평균 3.0%, 최고 3.20% 안팎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국내 시장은 미국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있다.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금리 역전의 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5,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를 넘어선다면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3% 달성과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이 미뤄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결국 연내 2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경제 여건상 아직 무리라는 뜻이다. 이런 요인들은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3% 이하로 묶어 둘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국채 시장 수급 여건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보험사들은 장기 채권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기존 국고 채권뿐 아니라 공사채 및 회사채 시장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활발했던 보험사들의 해외 채권 투자가 최근 주춤한 상황이다. 채권 수익률 기대치보다 환헤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 자금은 다시 국내 시장으로 돌아와 국내 장기채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채권 금리의 향방을 전망하려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투자기관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들의 장기채 매수가 꾸준히 늘면서 당분간 채권 금리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위원
#금리#채권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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