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TV 프리미엄 전략’… 생산량은 줄고 영업이익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시장포화에 박리다매 탈피… 초대형-OLED 고가로 승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TV’,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프리미엄화 노선을 택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 생산실적은 2016년 4742만8000대에서 지난해 3945만 대로 1년 만에 약 800만 대가 감소했다. 2011년 생산실적이 4859만 대에서 2012년 5337만5000대로 증가한 뒤 꾸준히 5000만 대 선을 지켰지만 2015년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LG전자는 2016년 생산실적 2340만100대에서 지난해 2328만6000대로 약 12만 대 감소했다. 감소량은 삼성전자에 비해 미미하지만 2014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다.

두 회사의 생산량이 감소한 이유는 프리미엄화 전략 때문이다. TV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값싼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박리다매’에서 벗어나 판매량은 줄더라도 수익성이 좋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화 전략은 양사의 TV 평균 판매단가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2017년 평균 판매단가는 2016년보다 9.7% 상승했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평균 판매단가가 10.2% 올랐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초대형화’를 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5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50인치 이상 TV 판매 비중(수량 기준)은 2016년 28%에서 지난해 34%로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에서 제공할 수 없는 사용자 경험을 주기 위해 TV 업체들이 초대형, 초고화질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고화질(풀HD)과 30인치 이하 TV는 물량을 빠르게 줄이고, 55인치 이상 대형 TV 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OLED TV 진영의 선두주자인 LG전자는 OLED TV 판매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기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016년 OLED TV 판매 비중은 약 10%에서 지난해 15%로 늘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비중을 옮기면서 영업이익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HE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조5667억 원, 영업이익률은 8.4%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TV 업계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하면서 초대형 TV용 디스플레이의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BOE가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도 내년 하반기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성전자#lg전자#tv#생산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