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첫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더 꺾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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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0.16%↑… 6개월내 최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시행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규제 시작 전에 집을 팔지 못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지만 수요자들도 지갑을 닫으면서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6%로 전주(0.24%)보다 0.08%포인트 줄었다. 2월 둘째 주(0.57%) 이후 8주 연속 오름폭이 줄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마지막 주(0.11%) 이후 27주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과 외곽 지역에서 고르게 하락세가 나타났다. 강남4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의 경우 서초구 매매가 상승률이 일주일 새 0.33%에서 0.02%로 0.31%포인트 줄었다. 강동구와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각각 0.31%포인트, 0.06%포인트씩 오름폭이 줄었다. 강남구만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둔 일부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뛰면서 0.13%에서 0.27%로 상승률을 키웠다.

서울 외곽에서는 중소형 단지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냉각 현상이 두드러진다. 강북·도봉구는 매매가가 보합세를 보였고 노원구는 전주 0.16%에서 지난주 0.07%로 오름폭이 줄었다. 이외에도 양천(0.06%) 은평(0.06%) 성동(0.04%) 영등포구(0.04%) 등이 서울 평균 변동률을 밑돌았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월까지 최고 4억6000만 원이던 전용면적 49m²의 호가가 이달 들어 4억2000만 원까지 떨어졌다”며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대기 수요자들도 집값이 3억 원대로 떨어지길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이후 버티기에 나선 집주인들과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자들 간의 ‘줄다리기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달 말까지 집을 팔지 못한 집주인들의 ‘팔자 러시’는 누그러지겠지만 각종 정부 규제에 수요도 끊기면서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 역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반기 서울에서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2만4191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969채)보다 2배 정도로 많다.

분양시장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최근 영등포구에서 분양된 한 재건축 아파트가 평균 80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치는 등 청약 수요는 여전히 많지만 정부는 위장전입 등 불법 청약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며 과열을 막는 모습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보유세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새로운 규제나 거시경제 환경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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