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의 눈물’ 유망주의 추락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8시 27분


코멘트
마이너스 프리미엄 수천만 원 웃돌아…입주폭탄 직격탄
급전세 물량 속출에 전용 84㎡ 2억 원대 전세도

SRT(수서발 고속철도) 동탄역 전경
SRT(수서발 고속철도) 동탄역 전경

"올해 8월 입주한 전용 84㎡형 아파트 전세가 2억1000만~2억2500만 원입니다. 집주인이 2억 원 넘는 융자를 해결하지 못해 급하게 내놓는 물건들이 많아요." (동탄2신도시 A공인 관계자)

동탄 아파트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다. 공급 과잉, 입주 폭탄에 대한 불안감에 분양권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자’들이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동탄신도시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 11월 1023만 원에서 1년 여 만인 2015년 10월 1112만 원으로 올랐다. 이후 1100만 원대를 유지하던 집값은 2016년 11월에야 1209만 원으로 올라 8.7%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경색된 동탄 집값은 최근 3개월 평균 3.3㎡ㅁ당 1221만 원에 머물러 있다.

거래가 신통치 않자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5년 입주한 청계동 ‘동탄 시범호반베르디움’은 전용 84㎡는 지난해 9월 3억400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이 올해 9월엔 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9000만 원이나 호가가 떨어진 것이다.
동탄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동탄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마이너스 피’ 분양권 나돌아
분양권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특히 교통망이 미비한 리베라CC 아래쪽 남동탄 지역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쏟아지고 있다. 그나마 역세권 인근 단지는 버틸만하지만 그 외 다른 지역은 곡소리가 나온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동탄2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가 임박한 분양권은 가격이 조금 오르는 게 정상인데 남동탄을 중심으로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싼 분양권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입주 예정인 한 아파트 주변엔 ‘분양권 매매전문’‘매물 최다 보유’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마이너스 분양권을 판매하는 업자들이 눈에 띄었다.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경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경

○청약시장도 냉랭... 미달 아파트 속속 나타나
청약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동탄2신도시 C블록 ‘대방디엠시티더센텀’은 457가구 모집에 190명만 접수해 미달됐다. 전용면적 56㎡A(277가구)와 전용 59㎡B(230가구) 모두 절반 이상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탄은 조성 초기에 이미 1순위 청약통장을 써버린 사람들이 많아서 업계에선 2순위 시장으로 보는 곳”이라면서 “특히 SRT가 개통한 이후에는 역세권 여부에 따라 청약률과 집값 차이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개통된 SRT(수서발 고속철도), 2023년 개통 예정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의 동탄역 근처 역세권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과 떨어진 단지는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2015년 9월 입주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는 분양가가 3억68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5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2년 만에 2억 원가량 오른 것이다. 반면 비역세권인 '모아미래도' 전용 85㎡는 지난해 10월 4억83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0월 4억3400만 원으로 떨어졌다.
동탄역 파라곤 본보기집 내부
동탄역 파라곤 본보기집 내부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보니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건설사나 공급을 앞둔 건설업체도 긴장하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24일 C9블록에서 ‘동탄역 파라곤’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동탄역파라곤은 동탄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된다.

롯데건설도 다음달 C11블록에서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를 선보일 예정이다. SRT 동탄역이 단지와 직접 연결되는 역세권 단지로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6개 동, 총 1697가구 규모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