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 물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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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스마트폰 전용 생방송… 아모레, 앱 맞춤형 할인쿠폰
현대경제硏 “크로스쇼퍼 주목”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GS홈쇼핑은 스마트폰 전용 생방송을 처음 내보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인 ‘GS샵’을 통해 ‘심야라이브’를 진행한 것. 고객이 화면의 채팅룸에 질문을 하거나 요청을 하면 쇼호스트가 실시간으로 응대했다.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틀어주기까지 했다. 모피 코트를 판매하는 1시간 동안 1억 원어치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는 TV홈쇼핑 시청자가 줄고 모바일 이용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일방향적인 TV홈쇼핑과 달리 고객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맞춤형 판매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유통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통업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 행태가 개인화하면서 모바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판매가 활성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위치기반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가 자사 앱을 이용해 매장을 방문하면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무차별적인 광고나 쿠폰 발행 대신 목표 소비자를 정확하게 골라내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보고서는 온라인과 모바일의 성장으로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쇼퍼’가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롯데그룹은 옴니(Omni) 채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는 2015년 통합 포인트 제도인 ‘엘 포인트’를 만들어 온·오프라인 회원을 하나로 관리하고 있다. 롯데닷컴, 엘롯데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롯데백화점이나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인 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곧바로 제공하는 방식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발달 덕에 가능해졌다. 인터파크는 최근 이미지를 검색하면 가장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AI 기반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상품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쉽고 빠르게 찾아주는 기술을 특화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유통업을 바꾸고 있지만 관련 투자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2016년 유통·쇼핑 관련 AI, 사물인터넷 특허 출원 수는 각각 5건, 27건으로 전체의 0.3%, 2.5%에 그쳤다. 유통업에 해당하는 도소매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0.5%(2015년 기준)로, 제조업(3.3%), 광업(0.6%)보다 낮았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4차 산업혁명#유통#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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