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조기人事로 ‘사드 늪’ 탈출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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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업 대비 임원진 개편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정기인사를 2, 3개월 앞당겨 단행했다. 중국에 의존했던 그룹의 사업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결정으로 보인다.

10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달 1일자로 임원 인사를 조기에 실시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임원 인사를 통상 11, 12월에 발표했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사에서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물러나고 안세홍 이니스프리 부사장(대표이사)이 그 자리에 올랐다. 이니스프리 대표이사에는 김영목 이니스프리 상무가 임명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브랜드 중심으로 강화하고 전자상거래(e커머스) 등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각오가 깔려 있다.

안 사장의 승진에는 이니스프리 브랜드의 성공이 큰 힘이 됐다. 안 대표는 부산대 화학과와 서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6년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입사했다.

사업부에서 2005년 브랜드 매장 ‘에뛰드하우스’와 2008년 멀티 브랜드 매장 ‘아리따움’ 출시를 주도하며 화장품 시장에서 브랜드숍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 2010년 이니스프리가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던 시기에 자리를 옮겨 자연주의 브랜드로서의 이니스프리 정체성을 강화하는 마케팅·영업 전략을 총괄해왔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출은 7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올랐다. 해외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첫 매장을 열고 지난달 미국 뉴욕 유니언스퀘어 2개 층에 대형 매장을 열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아모레퍼시픽이 향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설화수와 라네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4∼6월) 매출이 1조205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6.5%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영업이익(1304억)은 지난해보다 59.9% 급감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장에는 제시카 한슨 상무가 영입됐다. 한슨 상무는 로레알과 세포라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을 거쳐 최근까지 미국 화장품 브랜드 ‘페리콘 엠디’의 글로벌 마케팅·영업총괄을 맡아 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아모레퍼시픽 <승진> ▽상무 △디자인센터장 허정원 △마몽드 디비전장 송진아 △MC생산 〃 이명길 △광주지역 〃 윤대일 △중국 RHQ 경영지원실장 김대호 <전보> △품질연구 디비전장 김영소 △설화수 〃 정혜진 △바이탈뷰티 〃 전진수 △리리코스 〃 유치호

◇㈜코스비전 <승진> ▽상무 △디비전장 전봉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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