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뻥튀기’ 진통 앓는 임플란트 업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장기 납품계약후 선수금 받아 매출로 분류해 부풀리기 논란
금융당국, 2위 업체 ‘경고’ 이어 3위 업체도 회계감리 진행


금융당국이 임플란트 업계 2위 업체의 회계 감리를 진행한 데 이어 3위 업체의 상황도 살펴보고 있다. 이들 업체가 ‘매출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9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재 임플란트 업체 디오의 회계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출 부풀리기 등과 같은 문제가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오는 국내 3위권 임플란트 업체다.

앞서 업계 2위 업체인 덴티움도 지난해 10월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를 받았다. 이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문위원회는 올 2월 덴티움에 ‘경고’ 제재를 내렸다.

두 업체가 이처럼 금융당국으로부터 회계 상황에 관한 점검을 받은 것은 이 업체들의 매출 계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임플란트 업체들은 대개 치과들과 1∼5년 장기로 납품 계약을 맺는다. 이 과정에서 치과에선 업체에 선수금 명목으로 계약금을 전달하고, 업체들은 치과에서 제품을 요청할 때마다 공급해주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관련 업계 1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다른 업체들이 계약금을 매출로 분류하는 ‘매출 부풀리기’를 진행한 정황이 짙다”고 주장해왔다. 미래에 일어날 매출을 현재 시점에서 발생한 매출로 잡아 ‘매출 부풀리기’ 논란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자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9.9%인 반면 경쟁사는 20%를 웃도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덴티움 등은 “업계의 관행일 뿐 고의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장기간에 걸쳐 필요한 물품을 치과에 수시로 대량 공급하는 ‘패키지 계약’을 맺다보니 이런 오해가 불거졌다는 주장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던 덴티움은 상장이 무산되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경고’ 이하의 제재는 상장에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가격이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저 가격보다 약 30% 낮게 책정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디오 역시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안에 디오의 회계 감리를 마치고 제재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덴티움에 대해 ‘분식회계’ 문제는 없다고 봤으며 선수금 등을 매출로 잡은 점에 대해서도 ‘고의성’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과열 경쟁 양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간 기술력 차이가 많이 줄어들다보니 무제한 교환이나 과도한 할인, 고가 사은품 제공 등의 관행이 더욱 극심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매출#임플란트#선수금#부풀리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