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웠지만… 돈 못버는 온라인쇼핑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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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높이기 무한경쟁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들의 몸집은 커졌지만 수익 창출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14일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과 티몬은 지난해 1조9159억 원, 286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각각 69%, 46% 증가한 수치다. 외형은 커졌지만 손실도 소폭 늘었다. 쿠팡은 전년보다 3.3% 늘어난 5652억 원, 티몬은 12% 늘어난 158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른 업체들도 적자 상태이거나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지난해 36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11번가가 낸 손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흑자를 기록했던 인터파크와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도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다. 위메프만 유일하게 전년보다 55% 영업손실(636억 원)을 줄여 손익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적자인 상황이다. 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어느 업체가 유통 시장을 휘어잡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 점유율 높이기 위한 투자 경쟁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모바일 포함)은 2011년 29조725억 원에서 지난해 64조9134억 원으로 연평균 17% 성장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가 늘었음에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돈을 벌지 못한 건 투자 때문이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3사는 “지역 할인 쿠폰 판매로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모두 직접 매입 상품 판매와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지난해 신규 사업과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진행했다.

2014년부터 로켓배송에 공들이고 있는 쿠팡은 지난해 인천과 경기 이천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는 등 축구장 102개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국으로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했다. 티몬은 생필품 전문몰인 슈퍼마트에 신선식품을 추가하고, 여행 상품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6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들에 맞서 오픈마켓 사업자인 11번가 또한 지난해 이천에 물류센터를 열고 직매입 상품 판매에 뛰어들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인터파크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원인이다. 한 온라인몰 관계자는 “서로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방문을 유도하는 할인쿠폰 발행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 승패 가를 쿠팡 티몬 위메프의 차별화 전략

아마존은 2015년 미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한 업체다. 창업 6년차였던 2000년 아마존의 순손실은 약 14억 달러(약 1조5800억 원)에 달했으나 2년 후 첫 흑자를 달성했다.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비를 인하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차별화에 성공한 덕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앞서 나가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업체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분간 치열한 경쟁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배송, 신선식품 등 업체마다 다른 차별적 요소가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쿠팡은 높은 직매입 비중(89%)과 직접 배송 서비스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의 다음 날 도착 비율이 99.6%에 이르게 할 정도로 서비스 질을 높이는 투자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티몬은 냉장·냉동 및 신선식품 판매를 강화해 온라인 신선식품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항공권·호텔 예약, 관람권 판매 등 온라인 종합여행사로서의 영역도 넓히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고객이 쇼핑몰을 더 자주 방문하도록 하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2019년에는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마존이 이익을 본 건 유통 외 다른 사업 기반을 닦았기 때문이다. 가격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넘어 AI가 접목된 쇼핑같이 ‘기술 차별화’가 앞으로의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온라인쇼핑몰#점유율#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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