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건강제품 ‘수출 新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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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액 최근 2년 각각 48%-15%↑… 전통적 주력산업은 마이너스 성장
석유 27.8%↓-철강 10.4%↓


피부성형치료용 레이저기기 생산업체 루트로닉은 세계 6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매출의 70% 이상을 외국에서 번다. 글로벌기업과 경쟁해도 손색없는 제품을 내놓으려고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과다. 본사 임직원 280명 중 R&D 인력이 30%에 달한다. 루트로닉의 지난해 매출액은 845억 원으로 전년의 720억 원보다 17.4% 늘었다.

건강 및 미용 제품은 최근 2년간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국내 수출산업의 ‘효자’로 떠올랐다. 반면 기존 주력산업들의 수출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5, 2016년 제조업 전체 수출품목 1259개의 수출액을 분석한 결과 2년간 건강제품군(14개 품목)과 미용제품군(12개 품목)의 연평균 증가율은 14.8%, 48.1%였다. 같은 기간 전통 주력산업인 석유제품(―27.8%), 철강(―10.4%), 자동차(―8.9%), 조선(―7.3%)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 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2015년에도 전년 대비 8.0% 수출액이 줄어들었다. 연평균 ―7.0%다. 산업계에서 지난 2년을 ‘한국 수출의 보릿고개’로 부른 이유다. 2년간 수출이 감소한 품목은 770개로 전체의 61.2%에 달했다.

지난해 건강과 미용 제품군의 수출액은 각각 전년 대비 54억9000만 달러(약 6조1500억 원), 13억2000만 달러(약 1조480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51억6000만 달러), 철강(―10억8000만 달러)의 수출 감소액에 맞먹는 규모다.

대한상의는 건강 및 미용 제품군이 선전하는 비결로 꾸준한 기술개발과 소비자 맞춤형 전략, 한류 열풍 등을 꼽고 있다.

지난 2년간 건강 품목에서는 신약 개발 성공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의약품(연평균 25.9%), 제품 기술력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의료용 기기(연평균 10.0%)가 눈에 띄었다. ‘성형 한류’ 덕에 의료위생용품(연평균 11.1%)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면서 의료제품 수출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출시장의 지각변동이 중국시장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최성호 경기대 융합교육대학 교수는 “최근 중국의 부품·소재 자급률이 상승하고 소비자 구매력이 증대되면서 수출 패러다임이 중간재에서 최종 소비재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수출#뷰티#건강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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