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대출 사상 최대폭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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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계절 요인에 조선업 구조조정 겹쳐
324조로 석달새 9조3000억 줄어… 서비스업은 12조7000억 늘어


지난해 4분기(10∼12월)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 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대출이 직전 분기보다 9조3000억 원 줄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산업계의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은 985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9월 말보다 9000억 원(0.1%)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2012년 4분기(―7조8000억 원) 이후 4년 만이다.

예금취급기관의 산업 대출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 수신을 하는 금융회사가 기업(개인사업자 포함)에 빌려준 자금을 말한다. 대출액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의 투자가 줄고,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조이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산업 대출 중 특히 제조업 대출 잔액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말 제조업 대출 잔액은 324조3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9조3000억 원(2.8%) 줄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감소 폭이다. 반면 4분기 서비스업 대출액은 12조7000억 원 증가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조선업이 포함돼 있는 기타 운송장비 분야에서 가장 많은 4조9000억 원이 줄었다.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1조2000억 원), 1차 금속(―1조1000억 원)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대출액이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엔 기업들이 회계 마감을 앞두고 부채를 상환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해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대출금 중 상당 부분을 출자전환하면서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2조8000억 원, 산은 등이 현대상선에 68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출자전환했다.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자 제2금융권의 산업 대출이 불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산업계 대출 잔액은 3조6000억 원 감소한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2조7000억 원 증가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제조업체#대출#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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