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선-해운업 관련 싱크탱크 협의체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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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택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외국CEO, 각국 선주와 네트워크… 한국에선 그런 모습 찾기 힘들어”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겪는 고통을 소중한 자산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임기 2년 차를 맞이한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61·사진)은 최근(현지 시간) 노르웨이 트롬쇠에서 만난 동아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임 총장은 지난달 22∼27일 열린 ‘2017년 북극 프런티어(Arctic Frontiers)’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IMO는 해상안전 및 해양오염방지, 해상보안 등과 관련된 국제협약 전반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기구다. 이 때문에 IMO 사무총장은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 해운 및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에 이은 세 번째 한국인 국제기구 수장이다. 1985년 해운항만청 사무관으로 임용된 후 27년 6개월 동안 공직생활을 했고 2012년 7월부터 3년간 부산항만공사 사장을 지냈다.

 글로벌 해양계의 수장으로서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임 총장은 “조선·해운업과 관련된 모든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싱크탱크 협의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담당 공무원은 자주 바뀌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은 한자리에 오래 머무는 상황을 고려한 조언이다. 

 임 총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 조선·해운업체 중 유독 한국 기업들이 더 큰 피해를 봤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세계 각국의 선주들과 만나 품격 있는 대화를 나누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한국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세계 해운 경기에 대해 임 총장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많은 전문가가 ‘지금이 바닥’이라고 말한다. 바닥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름길인 북극항로도 산업적인 측면에선 기회라고 설명했다.

트롬쇠=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조선#해운업#싱크탱크#임기택#국제해사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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